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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조금 잡것 가득

ABZÛ-아름다움은 어찌 표현되어야 하는가 본문

게임 리뷰

ABZÛ-아름다움은 어찌 표현되어야 하는가

시프리스트 2018. 12. 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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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와 엔딩에 대한 직접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타이틀명 : ABZÛ

출시일 : 2016.08.02(PC)

개발사 : Giant Squid

플레이한 플랫폼 : PC(steam)

한국어 패치 : https://blog.naver.com/bleach1491/221145657976




바다, 밝은 해안을 따라 은빛으로 반사하여 춤추고 있는 것처럼 보이네-Charles Trenet,'la mer'


 여러분은 '바다'라고 한다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누군가는 여름철 해안가에서의 추억을 떠올릴것이고, 또 누군가는 신선하고 맛있는 해산물을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파도소리 들으며 새근새근 잠이 들던 시골 해안마을의 풍경이 떠오를수도 혹은 거친 폭풍우가 몰아치던 불안한 밤이 떠오를수도 있지요. 이처럼 바다는 그 광활한 넓이 만큼이나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로부터 가장 보편적으로 생각되어온 바다의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어머니'입니다. 수많은 생물의 보고이자 원천인 바다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머니의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프랑스어로 바다를 뜻하는 [La Mer]는 어머니[mère]가 어원이며, 중국의 한자 역시 바다[海]에 어머니[母]가 들어있는 모습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바다가 품고있는 생명들은 그 모습 자체로 신비함과 경이로움을 주며 오늘날 우리는 스쿠버다이빙과 수족관 체험을 즐기고 해양 다큐멘터리를 보며 그 아름다움을 느끼곤 합니다. 이런 원초적이고 자연적인 아름다움은 우리에게 영감을 주며 이에 영감을 받은 창작자들은 자신의 창작물에 그 아름다움을 담아내고자 노력하죠. 그런 영감을 그래픽을 통해 게임이란 매체로 표현하고 싶었던 작품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ABZÛ입니다.



독특한 디자인의 건축물들



상어견? 개상어?



마치 세포의 탄생을 보는거같다


 ABZÛ, 우리식으로 읽으면 압주가 되는 이 작품의 제목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따르면 지혜의 바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제목의 어원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이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모티브를 얻은 흔적은 작품의 많은 부분에서 발견됩니다. 바다에 잠겨있는 수메르 양식이 연상되는 건축물들과 스토리를 암시해주는 벽화 등이 그 흔적을 보여주고 있죠. 스토리 역시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모티브를 받은것으로 추정되어 그에 관한 해석도 많지만, 저는 그 부분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 리뷰에서는 신화에 연계하는 해석 없이 제가 본 그대로의 스토리와 저만의 해석을 말하겠습니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깨어난 주인공은 깊은 심해를 향해 잠수하며 나아갑니다. 성소에 봉인된 해양생물들의 봉인을 풀며 나아가던 주인공은 기뢰들을 뿌리며 바다를 오염시키는 거대한 기계를 발견하고 여행중 만난 백상아리와 함께 기계의 중심으로 나아갑니다. 하지만 기계가 내뿜는 힘은 너무나 강력했고, 결국 백상아리는 목숨을 잃고 주인공은 전신의 외피가 벗겨져 기계로 된 뼈대가 노출된 채로 추락하고 맙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간 주인공은 모든 성소를 해방시키고 부활한 백상아리와 함께 기계를 파괴하고 모든 바다를 정화시켜 평화를 찾습니다.


 저는 주인공을 바다를 멸망시킨 기계문명이 새롭게 생명을 만들어내고 바다를 되살리기 위해 바다를 파괴한 것을 후회하며 만들어낸 존재가 아닐까 합니다. 성소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코어에서 무언가를 집어넣어 해방시키는 장면은 마치 세포에 세포핵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보였고, 바다의 화신이라고 하기에는 주인공 역시 기계였으니 저 개인적으로는 이런 해석이 나왔습니다. 사실 이 게임은 의도적으로 스토리를 모호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직접 해보시고 판단하시는걸 권장드립니다. 해석은 모두의 자유니까요.




조작체계는 정말 간단하다


 게임플레이적으로 보자면 압주의 게임 플레이는 굉장히 단순합니다. 그저 바다를 헤엄치고 다니며 눈앞에 보이는 길을 향해 나아가는게 전부입니다. 퍼즐이라고 부를만한 부분도 굉장히 쉬워 금방금방 지나갈 수 있으며, 플레이어를 감전시키는 기뢰가 존재하지만 게임오버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맞아도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 사실상 게임에 난이도라고 부를만한 부분이 아예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강렬한 연출과 아름다운 배경이 핵심인 게임이라지만 이러한 요소는 긴장감이 고조되야하는 상황에서도 전혀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게 하기 때문에 아주 큰 단점으로 다가옵니다. 또 너무나 쉬운 퍼즐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성취감보단 귀찮음을 더 먼저 유발시키죠. 게임적인 요소를 아예 배제하던가 아니면 기왕 넣을거라면 조금은 더 신경써야 했었다는 아쉬움이 드는 부분입니다.


 또 약간의 단점이라면 키보드 마우스 기준으로 조작감이 썩 좋지 못했습니다. 앞뒤로 검은 캐릭터의 외형 때문에 방향을 구분하기도 쉽지 않은데, 조작 방식도 WASD로 바라보는 방향을 전환시키며 마우스로 전진하는 다소 생소한 방식이다보니 어렵기도 하고 불편하다는 느낌이 조금 들었습니다.




압주의 숨겨진 요소인 웅덩이와 암모나이트


 맵 곳곳에 숨겨진 요소인 웅덩이와 암모나이트를 넣어둔건 칭찬하고 싶습니다. 자연스럽게 플레이어가 제작진이 만들어낸 여러 아름다운 장소들을 돌아다니도록 유도함과 동시에 성취감을 유발하는 좋은 게임 플레이적 요소입니다. 위에 언급한듯 압주의 기본적인 게임플레이틀이 탄탄하지 못하다는걸 고려하면 그나마 플레이 가능한 게임으로서 압주의 가치를 좀 더 높혀주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보상의 경우, 암모나이트를 모두 모을 경우 주인공의 새로운 외형과 도전과제가, 그리고 웅덩이를 모두 열 경우 도전과제가 해금됩니다.



물고기떼는 그 자체로 장관이다



실존하는 해양생물들과 함께 헤엄칠 수 있는건 큰 매력




압주 연출의 백미인 고래와 벚꽃길




특정 구간에서는 물고기에 빙의해 경치를 감상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압주가 출시 전부터 주목받았던 이유이자 존재 가치는 단연, 유려한 그래픽환상적인 연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언리얼 엔진4를 통해 만들어낸 유려하고 매끄러운 그래픽이 인상적이며 제작진이 이러한 그래픽을 활용하는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밝은 색감의 바다는 해수면을 통해 내리쬐는 태양빛으로 아름답게 표현되다가도 심해로 깊게 나아갈수록 점차 어둡고 흐려지며 무거운 느낌을 보여줍니다. 바위와 건축물 위에서 흐느적거리는 해초들과 군무를 추며 바다를 헤엄치는 무수히 많은 물고기들은 그 자체로도 보는 재미가 살아있어 생동감 있는 환경을 조성해내며 플레이어로 하여금 배경에 빠져들게 합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아예 해양생물을 붙잡아 몸을 맡기고 함께 헤엄치는 기능까지 도입하여 단순한 감상에 그치지 않고 배경에 녹아들어 더욱 몰입감을 살려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붙잡을때마다 해당 해양생물의 실제 명칭까지 출력되게 한 것은 제작진의 센스가 느껴지는 부분이였습니다.


 연출 부분은 더더욱 칭찬할만 한데, 고래떼와 함께 헤엄치는 장면을 예로 들자면 입을 쩍 벌린채 바로 옆을 지나가며 물고기떼를 먹어치우는 거대한 고래의 모습에 놀람과 웅장함을 느끼게하면서 그 뒤로 보여주는 고래떼들의 헤엄은 정말로 인상적이고 멋집니다. 백상아리가 부활한 이후 벚꽃나무가 만개한 곳을 함께 뛰어오르며 헤엄치는 장면은 강렬하고 밝은 색감과 조명을 통해 그야말로 환상적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압주의 신비롭고 훌륭한 OST가 함께한다면 아마 플레이어의 머리 속에 오랫동안 남아있을 장면으로는 부족함이 없을겁니다.


 다만 이런 인상적인 연출은 정말 특정 몇몇 구간에만 한정된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었습니다. 압주는 90분 정도의 플레이타임을 가진 아주 짧은 게임이고 플레이가 아닌 연출과 배경에 공을 들인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로 하여금 배경에 질리게해선 안된다는 과제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압주는 같은 연출을 너무 남발해 지치게 만듭니다. 급류를 타고 빠르게 헤엄치는 장면만 세네번이 나오며, 빛을 밝혀 벽화를 보여주는 장면을 세번 연속 사용하고, 최후반부의 기계 파괴 시퀸스 역시 같은 행동을 네번 반복시킵니다. 성소 역시 찾아갈때마다 이전과 큰 변화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챕터가 넘어갈때 통과하는 문 역시 일부가 파손되었다던지, 이끼가 꼈다던지 조금의 변화도 없이 같은 모습만을 보여줍니다. 일부 구간의 연출에 힘을 들인건 매우 좋은 부분입니다만, 그 외의 부분에서 동일한 연출을 과도하게 반복한건 게임의 플레이타임과 플레이어가 기대하는 게임의 모습을 생각했을때 너무나 안일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가장 크게 실망했습니다.



괜찮긴 하지만 너무나 무난한 결말


 비슷한 장르의, 걸작으로 칭송받는 작품인 thatgamecompany의 Journey와 비교했을때 압주의 단점들은 크게 두드러집니다. 아름다운 그래픽과 훌륭한 OST를 통한 인상적인 연출과 플레이어의 상상에 맡기는 스토리텔링 그리고 플레이타임이 짧다는 점은 비슷하다 할 수 있지만, 저니는 사막, 설산, 드높은 산 꼭대기등 다양한 배경을 끊임없이 보여주며 같은 슬라이딩 구간이라도 카메라 구도와 맵의 분위기를 다르게 배치하여 연출에 질리지 않도록 플레이어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또 단순히 물 속에서 헤엄치거나 수면 위로 점프하는걸 제외하면 지상에서 단순하게 걷는거 밖에 없는 압주와 다르게 특정 구간에서는 비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함으로써 플레이의 다양성도 추구했습니다. 엔딩에서의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전과 시작부분과 수미상관으로 이어지는 여운이 남는 구조 역시 압주의 무난한 엔딩과 크게 대비됩니다.


 여러모로 저니와 방향성이 비슷했고, 제작에 저니의 그래픽과 음향 제작진 일부가 참여한 만큼 게임 내외로 저니와 많이 비교되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비교적 실망스러운 결과물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비교 대상인 저니가 너무나 잘만든 작품인것도 있지만, 압주 그 자체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이 많이 보여서 더욱 아쉬웠네요.



-총평-



멋지게 표현된 바다의 아름다움. 그러나 게임으로서의 아쉬움이 크게 남는 평작.



 지인의 추천을 받아 이전부터 벼르고 있던 압주입니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이 보여서 마음이 아팠던 작품이네요. 그래도 바다 풍경 감상하고 힐링 받는데에는 꽤나 괜찮은 작품입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바다 속 구경하는 맛 만큼은 이만한 게임이 없거든요.


 그럼 부족한 리뷰 감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리뷰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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