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조금 잡것 가득
Ori and the Blind Forest Definitive Edition-모범적인 플랫포머 본문
타이틀명 : Ori and the Blind Forest Definitive Edition
출시일 : 2016.04.28
개발사 : MOON Studios
플레이한 플랫폼 : PC(steam)
사용 한국어 패치 : https://blog.naver.com/physics1114/220701668636
플랫포머는 게임 역사상 가장 오래된 장르 중 하나이자, 오랫동안 그 생명을 유지하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장르입니다. 누구나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슈퍼 마리오 시리즈가 이 분야에선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죠. 플랫포머는 오랜 세월 제작되어온 장르인 만큼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같은 고전적인 플랫포머부터, 록맨으로 대표되는 런앤건, 슈퍼마리오64로 정립된 3D 플랫포머, 비선형적이고 불친절한 메트로배니아 등등...그 종류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소개할 게임은 이 중에서 어떤 플랫포머일까요? 오늘의 게임은 단순히 하나의 플랫포머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발판 사이를 점프하며 장애물을 피하는건 고전 플랫포머같지만, 전투의 느낌은 런앤건에 가깝고, 전투 방식은 3D 플랫포머인 슈퍼 마리오 갤럭시가 생각나며, 또 큰 줄기는 일직선이지만 맵 디자인과 각종 숨겨진 요소, 그리고 지름길은 매트로배니아를 연상시킵니다. 이처럼 다양한 플랫포머의 매력을 한곳에 모아 오늘날까지도 어째서 플랫포머가 사랑받는지를 보여준 작품, 바로 오늘 리뷰할 오리 앤 블라인드 포레스트입니다.
게임의 주인공인 오리
그리고 오리의 가족인 나루
게임의 주인공인 오리가 숲의 중심인 영혼의 나무에서 떨어져나온 작은 생명체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떨어진 오리를 우연히 발견한 나루는 오리를 자기 자식 마냥 소중히 키워줍니다.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오리와 나루였지만, 오리를 잃어버린 나무는 오리를 찾기 위해 강력한 빛을 내뿜고 그 이후로 시들어버리고 맙니다. 영혼의 나무가 시들자 모든 숲이 시들어 버렸고 결국 먹을것이 부족해져 나루는 죽음을 맞이하고 오리 역시 슬픔에 빠진채 죽음의 위기에 처합니다. 하지만 영혼의 나무는 마지막 힘을 짜내어 오리를 살려내고 정령인 사인을 보내 숲을 구원할 오리의 사명을 전합니다. 오리는 나루의 죽음을 뒤로하고 숲을 구원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게 오리 앤 블라인드 포레스트 스토리의 시작입니다.
오리 앤 블라인드 포레스트(이하, 오리)의 스토리 라인은 최근 AAA게임들 마냥 장대하지도 않고 여러 입체적인 인물이 얽힌것도 아닙니다. 마치 한편의 동화마냥 오리의 모험과 위기만을 그려내며 단순하고 유치하다는 소리를 듣기 쉬운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리는 그렇게 마냥 단순하고 유치하지 않습니다. 기승전결이 확실하며, 연출과 ost를 통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나름의 반전과 여운이 남는 결말까지 준비함으로써 전혀 유치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훌륭한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AAA 게임들이 스토리텔링의 허술함이나 허무한 엔딩등으로 논란이 되는 요즘 시대에서 아주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네요. 꼭 거대하고 복잡한 스토리만이 좋은게 아니라 작고 단순하더라도 그 게임에 맞는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렇게 분명히 보여주니까요. 스토리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오리라는 게임의 분량 자체가 그렇게 길지 않기 때문에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많아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직접 플레이해서 확인하시는걸 권장드립니다.
오리의 가장 큰 장점인 유려한 그래픽
오리의 게임 플레이를 얘기하기 전에 정말 큰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하나 말해볼까 합니다. 바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은 게임의 얼굴마담 같은 부분입니다. 플레이어가 게임에 대해 느끼는 인상을 가장 많이 결정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면에서 오리의 그래픽은 가히 만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 현세대까지 나온 횡스크롤 플랫포머 게임 중에선 컵헤드와 함께 탑 수준의 그래픽이 아닐까 싶습니다. 색감, 이펙트, 모델링, 아트 디자인 등등 어느 부분 하나 빠지지 않는 모범적인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와도 너무나 잘어울리며 플레이어의 눈을 즐겁게 해줘 게임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정말 뛰어난 모습이였습니다.
각종 퍼즐과
함정이 존재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오리의 게임 플레이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오리의 큰 틀은 클래식 플랫포머에 굉장히 가깝습니다. 각종 능력을 통해 함정과 퍼즐을 풀어나가며 목적지를 향해 진행해갑니다. 나름의 공격 기능과 적들도 존재하지만, 적들의 종류가 굉장히 적으며 제대로된 보스전 조차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전투보다도 컨트롤을 통한 스테이지의 파훼가 주가 됩니다.
그 중 오리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체크포인트와 같은 개념인 영혼고리 시스템입니다. 불안정한 지형이나 적 근처를 제외하면 어디서든 에너지를 소모해 영혼고리를 만들 수 있으며 영혼고리가 만들어짐과 동시에 저장이 이루어집니다. 즉, 플레이어가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시점으로 저장이 가능하지만 사용 가능한 에너지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남발은 불가능한 굉장히 재밌는 세이브 시스템을 만들어 놨습니다.
영혼고리 때문에 어디서든 저장이 가능해 게임의 난이도가 너무 쉬워질거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보통 난이도 기준으로도 함정들의 데미지가 상당히 아프고 빠르게 지나가야해서 영혼고리 사용이 불가능한 구간도 많으며 즉사함정도 자주 만나기 때문에 난이도는 상당히 매서운편입니다. 게임의 구매를 고려중이신 분들도 이점은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플랫포머에 약하다면 꽤나 고생하실수 있습니다.
정령 빛을 모아서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진행할수록 능력이 다양해진다
주인공 오리는 진행하면 할수록 다양한 능력을 익히고 강화시킬수 있습니다. 경험치 개념과 같은 정령 빛은 일정량 이상 모으면 능력 점수를 제공해 오리의 능력을 다양한 방향으로 강화 시킬 수 있도록 합니다. 정령 빛은 맵 곳곳을 탐험해서 얻거나 전투를 통해 모을 수 있습니다. rpg의 퍽(perk)같은 요소를 도입해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도록 한 좋은 시스템입니다. 다만, 이 부분에서 크게 아쉬웠던 점이 존재합니다. 상술했듯 게임의 전투 비중이 굉장히 낮아 전투쪽 능력의 효율이 좋지 못한 반면에, 삼단점프 공중대시등 이동 계통엔 대단히 유용한 능력이 많아 좀 더 밸런스를 신경 써줬으면 좋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맵 곳곳에 있는 선조의 나무에서는 대시, 이단점프, 스톰프등 각종 새로운 능력을 배울 수 있습니다. 능력을 배워감에 따라서 플레이가 대단히 다채로워지며 재미를 더해줍니다. 새로운 능력을 배운 이후부터 바로 레벨디자인을 통해 그 능력을 활용하도록 유도하며 숨겨진 요소들 또한 능력을 활용해 찾아내야 하는 부분이 많은 것도 다양한 능력을 자연스럽게 익히며 재미를 느끼게 하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배우는 능력 중 강타는 정말로 활용도가 높고 쓰는 재미가 훌륭해서 개인적으로 오리의 상징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꽤나 복잡한 맵 구조
각종 숨겨진 요소들
레벨 디자인 이야기가 나온 김에 조금 더 말하자면 오리의 맵 디자인은 메트로배니아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한 목적지로 가는 길은 대부분 정해져 있지만 숨겨진 요소가 많고 능력이 늘어남에 따라 루트가 다양해집니다. 진행 자체는 꽤나 선형적이기에 유기적이라는 느낌까지는 들지 않지만 그래도 일자진행형 스테이지 방식 플랫포머보단 확실히 지루함이 덜하고 재밌습니다. 에너지 셀과 라이프 셀은 모으면 모을수록 게임이 편해지기 때문에 찾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곳은 막힌걸까요? 뚫린걸까요?
투사체가 있는걸까요? 없는걸까요?
이제 칭찬은 충분히 한거같으니 게임의 단점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플레이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가시성 입니다. 일부 몬스터의 투사체 공격은 너무 작고 색감이 연해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또 위 스크린샷 처럼 통과 가능한 지형인지 불가능한 지형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고 배경에 몬스터 자체가 가려져 영문도 모른채 데미지를 입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후속작에서 조금만 더 신경써주면 좋을 거 같습니다.
판정도 꽤나 빡빡한 느낌이였습니다. 가시등 장애물들이 배경과 어우러지는건 좋지만 조금 과하게 판정이 엄한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활공으로 가시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야 하는 구간에서는 이런 느낌이 더 두드러졌습니다.
상술했던 전투도 조금 더 이야기해보죠. 오리의 전투는 능력을 배우기 전에는 정령을 통해 불꽃을 발사하는 방법이 전부입니다. 어느정도 능력을 배워 오리로 직접 적을 쓰러뜨릴 수 있게 된 이후로는 크게 상관 없지만 초반부에는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키보드 마우스 기준으로 슈퍼 마리오 갤럭시에서 스타구슬을 발사하는 마냥 마우스 클릭을 통해서 공격해야 하는데, 범위를 파악하기도 애매하고 유도성이 존재해 적이 다수 존재한다면 원하는 적을 공격하기도 어렵습니다. 아무리 초반의 적이 약하다지만 불꽃으로 진행되는 전투는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였습니다.
플레이 타임이 6시간정도로 요즘 게임 중에서 짧은 편인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ost 제작과정
마지막으로 ost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훌륭하다." 이 한마디외에는 설명할게 없습니다. 정말로 퀄리티가 훌륭하며 완급 조절이나 분위기 조성에 정말 뛰어난 모습을 보여줍니다. 혹시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으실 분도 한번쯤은 들어보시는걸 권장드립니다. 그만큼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총평-
그래픽, ost, 스토리, 게임플레이 어느 부분 하나 빠지지않는 수작 플랫포머!
플랫포머에 정말 약하신게 아니라면 한번쯤 플레이 해보시는걸 권장합니다!
제가 플랫포머 장르를 크게 선호하는건 아니라서 반신반의하며 플레이했는데 기대 이상이였습니다. 초반부에는 조금 어렵고 지루하다 싶었는데 능력이 늘어나고 진행하면 할수록 정말 재밌었습니다. 스토리도 감동적이여서 여운도 꽤나 남더군요...후속작인 오리와 도깨비불도 기대해봐야겠습니다. 그럼 다음엔 더 좋은 리뷰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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