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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조금 잡것 가득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완전히 걷히지 못한 안개 본문

게임 리뷰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완전히 걷히지 못한 안개

시프리스트 2018. 12. 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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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와 엔딩에 대한 강한 누설이 있습니다


타이틀 명 : ASSASSIN'S CREED: SYNDICATE

출시일 : 2015.11.19(PC)

개발사 : Ubisoft Québec

플레이한 플랫폼 : PC(steam, Uplay강제연동)

공식 한국어화



 2014년 11월, 전세계 모든 게이머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한 게임이 출시됩니다. 그 타이틀의 제목은 바로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입니다. 화려한 그래픽과 멋진 트레일러, 그리고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장대한 소재로 차세대 어쌔신 크리드의 발판이 될거라 믿어졌던 이 작품은 플레이가 불가능한 수준의 최적화와 버그, 엉성한 전투, 밋밋한 캐릭터와 엉망인 스토리등으로 시리즈 최악의 졸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팬들의 마음을 무너뜨리고 맙니다. 


 그리고 유니티의 대실패 이후 우려 가득한 눈빛을 받으며 공개된 게임이 오늘 리뷰할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죠. 하필이면 시리즈의 생사를 결정지을 이 작품이 지금까지 유비소프트 몬트리올의 보조만 해오던 유비소프트 퀘벡의 첫 작품이였고, 당연히 스튜디오의 부담은 엄청났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제작사의 부담과 팬들의 우려속에 탄생한 이 작품은 어떻게 나왔을까요? 대영제국의 태양처럼 밝게 빛나는 모습일지 아니면 런던의 안개처럼 짙고 어두운 모습일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스모그로 인해 흐리고 어두운 런던의 거리



도시를 점차 해방시키며 세력을 늘리는 주인공들


  본 작의 배경은 1800년대 말 런던, 즉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후 노동자들의 환경이 지극히 열악했던 시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1810년 러다이트 운동 이후로 노동법이 제정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공장에선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가 그대로 벌어졌죠. 게임에서는 실제 역사 속 모습보다 많이 순화되어 나오긴 하나, 그래도 모든 부상을 노동자의 책임으로 돌려 약값을 급료에서 빼버리는 악덕 고용주나 도구 취급받고 노예처럼 사용되는 미성년 노동자들이 표현됩니다. 그리고 런던이 이렇게 된 배경으로 템플기사단의 그랜드마스터인 크로포드 스타릭을 지목하며 그의 마수로부터 런던을 해방시키고 강력한 유물인 에덴의 수의를 먼저 손에 넣기 위해 노력하는 프라이 남매의 이야기가 스토리의 큰 줄기입니다.


 솔직하게 본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작품의 스토리에 대해서 좋은 평가는 내리기 어렵습니다. 이유를 천천히 살펴보자면, 일단 권선징악이 너무나 명확해 스토리가 심심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게임의 초반부부터 스타릭을 확실하게 최종보스로 지목하고 있으며, 스타릭은 시종일관 악한 인물로 나오고 결국 엔딩에서 반전없이 그대로 최후를 맞이합니다. 제이콥 프라이의 무차별적인 타겟 암살로 런던 사회가 혼란에 빠지는 모습이 종종 나오기는 하나, 이 역시 이비 프라이가 나서서 금방 정리되고 게임내에서 주인공들이 비판받는 모습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모든 배후에 스타릭이 존재하며 스타릭의 세력을 줄이는 목표만이 끊임없이 제시될 뿐이죠. 본래 어쌔신 크리드의 템플기사단과 암살단은 완전히 선악으로 구분되는게 아닌 각자의 정의로 구분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며 어느정도 선악의 모호함을 제시했지만 이번 작품은 아주 명확하게 악의 템플기사단과 선의 암살단을 구분짓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두운 사회 분위기와는 다르게 스토리가 심하게 가볍습니다. 게임 시작 부분부터 다른 암살자의 조언을 무시하고 프라이 남매가 즉흥적으로 런던으로 건너가며, 스타릭에 대항할 세력으로 갱을 만드는것도 제이콥 프라이가 그저 자기가 이름과 복장을 생각해뒀다며 즐거운 모습으로 주장한 것이 그대로 갱의 설립으로 이어집니다. 제이콥 프라이의 암살로 런던의 복지와 경제가 무너질뻔 한것도 너무나 간단히 넘어가며 하층민들의 어려운 생활도 주인공들에게는 그닥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습니다. 등장인물들 역시 시종일관 유쾌한 모습을 유지하고 프라이 남매의 대화는 만담으로 가득하며 남매간의 갈등도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거기에 이비 프라이와 헨리 그린의 러브라인까지 꽤나 자주 다뤄지니 심각한 분위기는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습니다. 세력간의 대립을 그린 대체역사물보다도 프라이 남매의 런던활극같은 느낌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스토리가 완전히 실망스러운건 아니였습니다. 유쾌하고 능글맞으며 반항적인 성격의 제이콥 프라이, 신념과 임무를 중요시하면서도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는 입체적인 이비 프라이, 카리스마 넘치고 중후한 악당 크로포드 스타릭등 캐릭터들의 매력만큼은 확실하게 잡았습니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스토리가 단순하다는 점이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합쳐지면 훌륭한 스토리는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쉽게 받아들여진다는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심오한 깊이는 없지만 편하게 누구나 볼 수 있는 그런 강점이 존재한다는 뜻이죠. 만약 스타릭외에 다른 적들도 조금 더 무게감있게 만들어 균형을 맞추고 스타릭의 최후를 좀 더 극적으로 연출했다면 저도 좋은 스토리라고 평가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유비식 오픈월드



맵에 있는 상자를 아무리 까도 끝이 없다



재미도 흥미도 없는 유니티의 랜덤 인카운터 역시 그대로다



대신 전투만큼은 유니티보다 확실하게 재밌어졌다!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죠. 일단 신디케이트의 큰 틀 자체는 전작인 유니티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고증에 맞춘 시민들의 삶과 건물들의 내부까지 구현한 충실한 도시 재현도, 발전된 모션의 파쿠르를 통한 자유로운 이동은 여전하지만 의미없는 수집 요소와 서브퀘스트로 가득한 넓은 맵과 부족한 오픈월드 활용도는 그대로입니다. 도둑 태클하기, 시민 보호하기등 유니티에서 처음 도입된 랜덤 인카운터 역시 유지되었는데, 유니티때에서 전혀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건 버그도 여전히 많아서 시민을 살리고 적을 죽여도 카운터가 안오른다던가, 마차로 불량배랑 시민을 다 치어버렸더니 카운터가 오른다던가 조건도 오락가락하고 귀찮기만해서 그대로 넣을거면 차라리 없애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유니티랑 다른점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잡다한 부분을 모두 유지시킨 대가로 확실하게 개선한 부분이 하나 있으니 바로 전투입니다. 유니티를 안해보신 분들을 위해 유니티의 전투 시스템을 요약하자면 닥치고 연막탄으로 요약됩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 아르노의 공격, 회피, 반격 모션이 모두 느려터져서 일대다 전투 자체가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거기에 적들은 멀리서 정확도 100퍼센트의 총을 난사하는데 두대만 맞아도 사경을 해매는 데미지에 회피 방법도 느려터진 구르기나 벽 뒤로 숨는거 말고는 없어서 연막탄 뿌리고 무력화된 적들을 하나씩 죽인 다음 열심히 도망가는 답답함의 끝을 보여주는 전투였습니다.



여전히 연막탄은 강력하긴하다



무기를 안들면 못싸우던 유니티와 다르게 시원한 맨손격투도 가능하다


 신디케이트의 전투는 유니티의 전투시스템을 4편의 전투와 어느정도 조화롭게 융합시킨 모습을 보여줍니다. 압도적인 반격 데미지와 연속사격으로 적들을 도륙내던 4편의 전투만큼은 아니지만 유니티에서 삭제된 반격 데미지가 부활해 저렙의 적은 피가 빠졌다면 반격으로 죽이는것도 가능하며 연속사격대신 콤보 중간중간에 사격을 끼워넣는게 가능해지고 처형 퍽(perk)을 찍어 화려한 모션과 함께 적에게 큰 데미지를 줄 수 있어 총이나 투척단검을 근접전에서도 활용하기가 좋아졌습니다. 유니티를 연막탄 크리드로 만든 원흉인 적들의 사격도 버튼 하나로 몸을 살짝 젖혀서 손쉽게 피해지고 심지어 반격사격까지 가능해져 완전히 해결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학살플레이가 손쉽게 가능해진건 아닙니다. 유니티에서 지향하던 학살방지도 어느정도 도입되어 레벨에 상관없이 모든 적은 피가 바닥나면 빈사 상태에 빠지게 되어 아무리 레벨차이가 난다 하더라도 한방에 적을 죽이는건 불가능합니다. 만약 적이 빈사상태에 빠졌다면 그 상태에서 한번 더 공격해 처형하거나 보조도구를 사용해 죽일 수 있습니다. 처형 모션 진행중에는 완전 무적이기 때문에 적의 반격 타이밍을 흐리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빈사 상태인 적들을 동시에 공격하면 최대 4중 처형까지 가능하며 화려한 모션을 보여줍니다. 다중처형의 쾌감은 각별할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보상도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씩 처형하며 편하게 진행할지 다중처형을 일부러 노리며 플레이 할지는 완전히 플레이어의 자유입니다. 


 전투에 도움을 주는 보조무기는 투척단검, 연막탄 , 권총, 환각다트, 전류폭탄 총 다섯가지로 모두 다 성능이 아주 강력하기 때문에 작정하고 난사한다면 아주 쉽게 게임이 진행 가능한 수준이기에 이 부분은 밸런스 조정이 조금 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환각다트를 광역으로 뿌리면 잡입이 아주 쉬워진다



히트맨 리부트를 보는듯한 잠입 기회


 암살 부분은 발전보다는 원점으로 돌아간 느낌이 강합니다. 휘파람과 시체들기가 삭제되고, 공중암살도 판정이 이상해서 제대로 안먹히고, npc들 인식범위도 엄청나게 넓어져서 템을 안맞추면 잠입도 힘들던 유니티와 다르게 전작들과 매우 흡사해진 느낌입니다. 휘파람이 돌아와 엄폐 암살이 용이해졌으며 업그레이드를 충분히 해주면 투척단검으로 손쉬운 암살도 가능합니다. 시체 숨기기도 부활하고 npc들의 인식범위도 훨씬 합리적으로 변한 대신 지붕 뚜껑을 통해 높은 곳까지 쫓아오는 기능이 추가되어 단순히 높게만 올라간다고 피할수는 없어졌습니다. 또, 새로 추가된 기능인 납치를 잘 활용한다면 위험구역을 편하게 돌아다닐수 있어서 의외의 활용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주요 타겟을 암살할때 맵에 나타나는 기회 시스템은 유니티와 마찬가지로 별로 완성도가 높은 느낌이 아닙니다. 기회 시스템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맵 상에 나타나는 기회 아이콘을 따라 시키는대로만 하면 타겟을 쉽게 암살하는 루트를 게임상에서 안내해주는 일종의 암살 튜토리얼같은 시스템입니다. 히트맨 리부트에서도 거의 유사한 시스템을 선보였지만 그쪽은 굉장히 다양한 기회들이 주어지며 플레이어의 창의성에 따라 훨씬 더 독창적인 암살이 가능하기에 정말 초보 유저나 업적을 얻고 싶은 유저들을 위한다는 느낌이였습니다. 하지만 신디케이트에서는 주어지는 기회들은 많아야 두세가지가 전부이며 사용하지 않으면 학살크리드를 찍으며 들어가야 할 정도로 맵의 디자인도 부조리한 경우가 많아서 다양한 기회를 준다기보단 이거 써라!라고 제작사가 요구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거기에 기회를 이용해야만 볼 수 있는 전용 연출들도 있어 더더욱 안쓰고는 못베기게 만듭니다. 자유도를 제약하고 난이도를 아주 쉽거나 아주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실패한 시스템이라고 느껴집니다.



이중암살조차 배우지 않으면 못하는 스킬의 시대



장비 제작과 업그레이드부터



갱단 업그레이드까지 끊임없이 돈이 들어간다


 추가로 유니티에서 계승한 점이 한가지 더 존재하는데 바로 rpg와 어쌔신 크리드의 융합 시도입니다. 경험치에 따라 스킬 포인트를 얻고 그걸로 레벨을 올릴 수 있으며, 레벨에 따라 더 좋은 능력치의 장비를 얻고 장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맵에 널려있는 수많은 상자에서 나오는 재료와 돈으로 장비를 제작할 수 있으며 보조무기나 각종 편의기능 역시 재료와 돈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다만, 말이 제작이지 레벨별로 제작 방법은 몇가지 없는데다가 10레벨을 달성하기 위해선 모든 스킬을 찍어야하기 때문에 성장과 커스터마이즈의 자유도를 보장하는 rpg라기에는 너무나 부족해 사실상 실험적인 요소로 살짝만 첨가했다고 보는게 편합니다.


 그리고 아이템 제작과 업그레이드, 보조무기 업그레이드, 갱단 업그레이드 모두 돈이 상당히 많이 나가기 때문에 서브퀘스트를 잘 안한다면 돈이 부족해서 레벨은 올라가는데 업그레이드가 빈약한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현금으로 인게임 머니 구입하는걸 유도하는거 같아 그닥 좋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신디케이트의 상징인 집라인과 마차


 유니티와의 비교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신디케이트만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배경 시대가 프랑스 대혁명을 지나 근대로 완전히 넘어온만큼 맵 디자인부터 장비까지 여러모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단 가장 대표적이며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건 더블 주인공 체재입니다. 스토리에 대해 설명할때 계속 언급했듯이 이번작의 암살자 제이콥 프라이이비 프라이 남매는 두명 모두가 주인공이며 완전히 독립된 캐릭터들입니다. 일부를 제외한 맵 어디서나 언제든지 캐릭터를 변경할수 있으며 전용스킬들을 가지고 있고 스킬포인트, 무기, 업그레이드는 모두 공유하나 방어구는 공유하지 않습니다. 또 메인퀘스트도 제이콥 전용과 이비 전용으로 나뉘어져 있어 한명의 캐릭터로만 끝까지 진행하는건 불가능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신디케이트의 더블 주인공은 절반 정도의 성공이라고 봅니다.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두 주인공의 캐릭터 자체는 성공적이였지만 굳이 두 캐릭터 모두를 주인공으로 둬야할 이유를 선보이는 부분에서는 실패했다고 봅니다. 스타일이 전투와 암살로 나뉜다지만 마지막 스킬 몇가지만이 차이날 뿐, 명확한 차이점이 부족한 편이고 무기와 달리 방어구는 전혀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비용이 더 들어가 돈 밸런스를 망가뜨립니다. 그리고 제이콥은 타겟 암살을 목표로, 이비는 에덴의 수의를 목표로 따로 활동한다지만 역대 주인공들도 에덴의 유물을 찾는 일과 네임드 처단을 같이 잘만 해왔고 둘의 의견 차이로 인한 갈등도 남매 사이의 갈등 정도로만 묘사되지 심각하게 묘사되지 않아서 굳이 두명 모두를 주인공으로 했어야 했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워낙 갈등 묘사가 약해서 마지막 시퀸스에서 힘을 합쳐 스타릭을 처단하는 부분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메인 퀘스트 비중이 제이콥쪽에 약간 더 몰려있어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거 같기도 합니다.



수집요소중 런던의 비밀 다음으로 최악인 헬릭스 결함


 다음 특징으로 꼽을건 역시 이동의 혁신을 가져온 집라인 입니다. 로프를 이용해 빠르게 맵을 이동한다는 컨셉은 여러 오픈월드 게임에서 채용한 바가 있습니다. 다잉 라이트, 저스트 코즈 3, 스파이더맨등 많은 게임이 이러한 방식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본래 파쿠르를 통한 자유로운 이동이 아이덴티티인 시리즈이기 때문에 이런 집라인이 큰 활용도가 있을까 싶기도 하겠지만, 유니티를 거쳐 신디케이트로 넘어오며 시대가 근대에 가까워지고 도시의 건물들이 높이와 밀도가 대단히 높게 설정되며 단순히 파쿠르로만 이동하는 부분에 한계가 느껴져 이런 시스템을 도입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신디케이트의 집라인 활용은 크게 수직이동수평이동 두가지로 나뉩니다. 낮은 곳에서 높은 위치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수직이동의 경우 게임의 편의성을 굉장히 향상시켜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리합니다. 시리즈 전통의 동기화도 집라인으로 쭉 올라가서 동기화 후 신뢰의 도약으로 떨어지면 되는 아주 간편한 구성으로 바뀌었을 뿐 아니라 위치 선정, 저격수 암살, 정찰, 도주등 무수히 많은 활용도를 보여줍니다.


 이렇게만 본다면 정말 좋은 시스템으로만 느껴지지만, 단점은 그 활용이 너무나 불편합니다. 집라인 기능 자체의 문제보다는 게임 디자인적인 한계로 느껴지는데 기계의 힘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벽을 차며 그 반동으로 올라가는걸 강조하기 위함인지 벽에 매우 가까이 붙어있는 경우가 아니면 수직이동은 사용이 불가능해지며, 그나마도 직접 조준이 불가능하고 오토 타게팅으로 위치가 지정되기 때문에 중간까지만 올라가고 싶어도 무조건 지붕까지 올라가야만 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심지어 올라가는 중간에 캔슬도 불가능하고 발사후 별도의 조작을 하지 않아도 무조건 올라가기 때문에 집라인을 타고 올라가다 중간에 창문으로 들어간다던지 아니면 캔슬 후 다시 하강한다던지 하는 식의 유동적인 활용이 전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타 게임에서 보여주던 훅 샷의 상쾌한 느낌은 거의 보기 힘들다고 보시면 됩니다.


 집라인의 또다른 활용 방법으로 수평이동이 있습니다. 비교적 높은 위치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며 사용시 현재 위치와 발사 위치를 로프로 연결하여 그 사이를 플레이어가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사용 가능한 거리가 정말 상상 이상으로 어마어마하게 길기 때문에 런던의 대로 사이를 마음대로 오갈 수 있으며 활용도 역시 뛰어나 공중에서 위치를 자유롭게 잡고 암살에 사용하거나 아니면 위험한 지역에서 빠르게 탈출하는데 사용하기에도 좋습니다.


 다만, 단 한 부분, 제작진의 집라인 활용에 대한 강박이 느껴지는 최악의 부분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수집 요소중 헬릭스 결함입니다. 맵 곳곳에 공중에 뜬금없이 띄워져 있는 헬릭스 결함을 얻기 위해서는 집라인을 이용해 정확한 위치로 수평 이동을 해야합니다. 하지만 위치가 조금만 어긋나도 먹지 못해서 만약 떨어지기까지 했는데도 먹지 못했다면 다시 지붕에 열심히 올라가 위치를 눈대중으로 재가며 다시 집라인을 발사해야 합니다. 수집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정확성이 떨어지는 비논리적인 퍼즐로 획득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저는 굉장히 불쾌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집라인 활용을 강제할거라면 차라리 없는게 더 나았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산업혁명 시대의 상징인 기차가 빠질 수 없다



마차는 어쌔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시민 학살의 기회다


 이동수단의 혁신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시대적 배경이 배경인 만큼, 도로와 강이 모두 정비된 상태로 나와 마차와 증기선을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철로를 통해 런던 전체를 돌아다니는 기차는 아예 주인공들의 아지트로 사용됩니다. 증기선과 기차는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경로를 변경할 수 없기에, 특정 이벤트에서만 사용하거나 강을 건너는 발판 정도로만 사용할 뿐 큰 활용도는 없습니다. 하지만 마차의 경우는 전혀 이야기가 다른데 GTA시리즈 마냥 정차된 마차나 주행중인 시민의 마차를 마음대로 빼앗을수 있으며 속도도 꽤 빠른편이라 멀리 떨어져있는 퀘스트 장소로 이동하는데 사용하면 굉장히 편해집니다. 또 본래 어쌔신 크리드는 시민을 한명만 실수로 죽여도 비동기화 경고가 뜨지만 편의성을 위해서인지 마차로는 아무리 사람을 치고 다녀도 패널티가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도로는 물론 인도건 골목이건 어디로든 원하는대로 치고박고 달릴 수 있어 아주 편리합니다.


 마차는 여러모로 제작진이 공을 들인 티가 많이 나는데요, 달리는 마차에서 지붕위로 올라갈 경우 자동 주행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마차 위에서의 극적인 전투 장면도 자주 연출할 수 있으며 적의 마차로 올라타 탈취한다던가, 아예 들이박아 상대의 마차를 부숴버린다던가, 아니면 서부의 총잡이들 마냥 마차를 운전하며 총격전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또 단순한 길거리 레이싱은 물론, 특정 마차를 몰래 훔친다던가 납치한 적을 마차에 밀어넣고 목적지까지 운송한다던가 하는 다양한 미션 목표로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과적으로 편의성, 재미, 플레이 다양성에서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세계 1차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사이드 미션



죽으려고 온건가 의문이 드는 어이없는 갱단두목들



배가 겹치는 버그 덕분에 퀘스트도 못깰뻔했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다루지 않고 넘어간 잡다한 요소들에 대해서 조금 더 다뤄보죠.


 길거리 격투장, 레이싱, 역사적 인물들과의 교류에 외전으로 진행되는 세계1차대전 배경의 미션들까지 발전이 부족했던 수집요소에 비해서 서브퀘스트 쪽은 꽤나 신경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역시나 얕고 많기만 하다는 느낌을 지우기에는 아직은 조금 부족했습니다. 조금만 더, 뭔가 아주 조금만 더 신경쓰면 좋을거 같은데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 부분은 차기작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에서 크게 개선되었다는 말을 들었으니 그쪽을 기대해야겠습니다.


 서브퀘스트에 대해서 조금만 더 이야기하자면 지역해방에 대해 말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게임상에서 런던은 전부 갱단이 지배하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임무를 수행해 구역들을 조금씩 해방하며 세력을 넓힐수 있습니다. 구역을 어느정도 해방하면 해당 지역의 두목이 졸개들과 함께 나타나는데 이 연출이 참으로 골때립니다. 뜬금없이 두목이 와서 너희는 끝장이라는등 도발을 하더니 졸개들에게 싸움을 맡기고 곧바로 도망을 칩니다. 그리고 이때 바로 추격해서 죽이면 후에 지역의 지배권을 두고 전면전을 벌일때 적은 두목이 없어서 손쉬울거라는 언급이 나오죠. 지역을 해방하다 중간에 두목이 나타나 도발을 하고 도망가더니 이를 쫓아가 죽이면 전면전이 쉬워진다는 대단히 어이없는 구성입니다. 솔직히 어째서 이렇게 만든건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네요. 


 난이도는 전투가 구작 느낌으로 돌아간만큼 완전 동기화를 노리지 않는다면 굉장히 쉽습니다. 메인 목표의 달성에만 집중한다면 간편해진 전투와 기회 시스템으로 학살크리드를 찍으며 클리어 하거나 들키는것도 쿨하게 씹고 집라인으로 넘어다니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완전 동기화를 노린다면 제법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완전 동기화를 노리며 플레이해 직접 난이도를 조절 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버그 부분은 유니티보단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차고 넘칩니다. 오픈월드 게임의 숙명이라고는 하지만 메인퀘스트나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버그가 꽤 많이 보여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강에서 증기선들이 겹처서 운행되서 배 위에서 겹쳐 지나가는 다른 배에 밀려 강물로 떨어지는 현상이 있었고, npc들의 ai가 멍청한 모습도 자주 보였으며 미니맵에서 플레이어 마크가 사라진다던지 미션을 주는 npc가 뿅하고 사라져 있다던지 여러 버그들의 향연이 펼쳐졌습니다.


 PC버전 최적화 부분 역시 호평하기는 어려울거 같습니다. 처음 구입시부터 실행 오류로 상당히 곤혹을 치뤘으며 지포스 권장사양과 옵션에 맞춰 플레이 함에도 불구하고 프레임 드랍과 텍스처 팝인 현상이 자주 보였습니다. 게임 중간중간에 갑자기 멈추는 일도 많았고 튕기기도 자주 튕겼습니다. 구입전에 참고하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총평-




전작에서의 많은 발전. 무난한 재미. 하지만 여러 부분이 부족하고 시리즈의 고질점은 그대로인 평작.


 양산형 AAA 타이틀의 대명사 유비소프트의 게임인 만큼 정말 무난하게 재밌습니다. 하지만 무난한 만큼 특색이 없어서 좋은 작품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더 잘만들고 새롭게 만들수 있었지만 전작이 저지른 사태가 워낙 컸기에 이런 안전한 결정을 한게 아니였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듭니다. 다음엔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을 해보고 싶지만 그 전에 어쌔신 크리드3부터 해볼까 합니다. 유플레이에 가지고만 있으면서 한번도 안했던 게임인데 오리진에서의 변경점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느끼려면 좀 더 구작으로 돌아가서 비교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이런 생각을 했네요.


 그럼 길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엔 더 좋은 리뷰를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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