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조금 잡것 가득
The Walking Dead: Michonne - C급 액션 본문
* 에피소드 1~3을 모두 플레이한 리뷰입니다.
타이틀명 : The Walking Dead: Michonne
출시일 : 2016.02.24(steam, 에피소드 1)
개발 : telltale games
플레이한 플랫폼 : PC(steam)
사용 한국어 패치 : https://team-sm.tistory.com/95
'더 워킹 데드:미숀'은 텔테일 게임즈의 대표작인 '더 워킹 데드 시리즈'의 외전 격 작품이다. 원작 만화와 드라마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미숀'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으며 기존 텔테일 워킹 데드 시리즈와는 접점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독립된 작품이다. 필자는 원작 만화와 드라마를 감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숀이라는 캐릭터를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플레이한 소감만을 적는다.
본 작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더 워킹 데드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서사와 드라마를 크게 약화시켰을 뿐 아니라 액션성을 중점에 두고 개발했다는 점이다. 선택지가 일부 존재하는 일자 진행형 게임이라는 큰 틀은 변하지 않았지만 본 작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액션'이다. 제작진이 어떻게든 미숀이라는 캐릭터의 강력한 전투력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지 매 에피소드마다 긴 분량의 롱테이크 액션신이 삽입되어있다. 이를 통해 마체테를 들고 수많은 워커(좀비) 무리를 섬멸하는 미숀의 강함 만큼은 확실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롱테이크 액션신의 게임 플레이가 기존 더 워킹 데드 시리즈와 완전히 동일하다는 점이다. 상황에 맞춰 마우스를 클릭하거나 화면에 표시되는 Q나 E 버튼을 누르면 모든 상황이 해결된다. 조금의 긴장감이나 재미도 느껴지지 않으며 대체 이런 액션신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문만이 증폭될 뿐이다.
그렇다고 액션의 연출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미숀이 매우 강하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전투 장면 자체는 기존 시리즈에서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미숀이 아무리 워커의 목을 치고, 배를 가르고, 머리를 짓밟고, 밀어서 넘어뜨려도 연출에서 그 어떤 쾌감조차 느낄 수 없고 그저 무미건조하게만 느껴진다. 적의 기지를 폭파시키고 모터보트를 탄 채 유유히 탈출하는 큰 스케일의 장면조차 어설픈 액션 영화 클리셰로 점철되어 헛웃음만이 나올 뿐이다.
서사와 드라마를 약화시킨 이유 역시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전까지의 텔테일 게임즈가 보여준 강점은 분명 게임 플레이가 아닌 스토리였다. 하지만 본 작에서는 본인들 스스로의 강점을 완전히 내팽개쳤다. 게임의 큰 틀은 전혀 바꾸지 않으면서도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장점을 포기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플레이어가 고르는 선택지에는 더 이상 아무런 의미도 존재하지 않으며 스토리의 완성도는 그야말로 끔찍하다.
본 작의 핵심 소재는 좀비 사태로 세상이 붕괴될 때 두 딸을 잃어버린 미숀의 환각과 PTSD다. 작 중 끊임없이 미숀에게 환각을 보여주며 이로 인해 미숀이 고통받고 괴로워하는 묘사가 나온다. 하지만 막상 이런 미숀의 과거와 정신병은 스토리와는 아무런 연관도 존재하지 않는다.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아무 상황에나 두 딸의 환각이 나타나 플레이어의 짜증만을 유발한다. 이야기가 전하고 싶은 주제가 존재하는 것도 전혀 아니며 미숀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거나 과거를 떨쳐낼 만한 상황이 나오지도 않는다.
미숀 외의 캐릭터들은 전부 겉돈다. 미숀의 강함과 과거에 초점이 맞춰진 이상 스토리는 온전히 미숀 한 명에게만 집중되어 있다. 미숀 주변의 사건과 캐릭터들은 전부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기억에도 당연히 남지 않는다. 만약 미숀이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걸 파괴하는 무식하고 저돌적인 인물이었다 하더라도 지금의 작품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게임의 모든 것에 깊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차라리 이런 액션 위주의 작품을 시도하고자 했다면 게임 플레이를 완전히 바꾸거나 좀 더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차용하는 등의 과감한 변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본 작의 제작진은 너무나 안일했다. 그저 기존 시리즈의 성공과 공식에 안주한 채 거기에 액션만 어느 정도 가미한다는 성의 없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그 결과 '더 워킹데드:미숀'은 형편없는 스토리와 억지스러운 감동에 어설픈 액션신까지 동시에 버무려진 최악의 작품으로 거듭났다.
-총평-
어설픈 시도가 만들어 낸 시리즈 최악의 오점
'더 워킹 데드:미숀'은 그야말로 끔찍하다. 자신들이 잘하는 것을 완전히 망각한 채로 만들어낸 오만하고 안일한 결과물일 뿐이다. B급, 아니 C급이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수준의 어설픈 액션 영화 짜깁기는 도저히 새로운 시도로 봐줄 수 없다. 솔직하게 말해서 '미숀'이라는 캐릭터를 알고 있는 원작의 팬들이 이 작품에 어떤 감상을 남길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원작을 모르는 기존 텔테일 워킹 데드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 작품을 무조건 피해야 할 것이다. 이런 작품에 시간과 비용을 할애할 이유는 전혀 없다.
스팀 리뷰 : steamcommunity.com/id/thiepriest/recommended/429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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