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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lf Among Us - 크고 '나쁜' 늑대 본문

게임 리뷰

The Wolf Among Us - 크고 '나쁜' 늑대

시프리스트 2020. 9. 1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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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피소드 1~5를 모두 플레이한 리뷰입니다.

 

타이틀명 : The Wolf Among Us

출시일 : 2013.10.11(steam, 에피소드 1)

개발 : telltale games

플레이한 플랫폼 : PC(Epic Games Store)

사용 한국어 패치 : blog.naver.com/teambigby/60203334592

 

The Wolf Among Us 한글 패치

*변동 사항 2013/11/10 : 에피소드1 한글번역 및 배포 / (1차 검수 완료) Ver1.0 2013/11/16 : 에피소드1 ...

blog.naver.com

 


 부패한 관료, 사회 전체에 만연한 차별, 빈부 격차, 고리대금업자에게 고통받는 서민들...'The Wolf Among Us'는 가상의 뉴욕에서 나타나는 사회의 더러운 면에 대해서 그려내고 있다. 현실 사회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허영심에 찌들어 빚더미에 시달리는 것이 미녀와 야수고 어려운 삶에 매춘부로 전락한 사람이 인어공주라는 점이지만 말이다. 동심이 아닌 지저분한 현실로 가득 찬 동화 속 인물들 사이에서 '크고 나쁜 늑대'이자 동화 마을의 보안관인 '빅비 울프'는 갑작스레 벌어진 의문의 살인 사건을 수사해 나간다.

 

본작의 주인공 '빅비 울프'

 Bill Willingham의 그래픽 노블 'Fables'를 바탕으로, 거친 펜선의 카툰 렌더링 기법을 통해 표현된 더 울프 어몽 어스의 세계는 어둡고 매력적이다. 마왕을 피해 뉴욕으로 건너온 동화인들은 마법으로 자신들의 정체를 감추며 뉴욕에 동화마을을 세우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고향을 등지고 떠나온 동화인들의 삶은 결코 순탄치 못하다. 비싼 아파트에서 살지 못하는 서민들의 요청은 묵살당하며 인간의 외모가 아닌 자들은 값비싼 변신 주문의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면 강제로 추방당하는 신세다.

 

 본작의 주인공인 빅비 울프는 이런 사회의 부조리함을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인물이다. 빅비는 권력의 앞잡이이자 두려움의 상징으로 거의 모든 동화인들에게 미움과 원망을 받고 있다. 살인이라는 중대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지만 그와 마주치는 모든 동화인들은 그에게 신뢰와 협조를 보내기는커녕 답답한 현실을 성토하며 한없이 비꼬는 태도를 보여줄 뿐이다. 살인 사건의 진상을 파헤칠수록 드러나는 동화 마을의 추악한 모습과 동화인들의 비참한 현실에 빅비는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서야만 한다.

 

본능에 사로잡힐 것인가 아니면 이성과 질서를 중시할 것인가

 선택지를 고르는 것은 본작에서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다. 더 울프 어몽 어스는 개발사의 전작인 '더 워킹 데드'와 마찬가지로 스토리에 반영되는 선택과 결과를 감상하는 것이 주된 게임 플레이가 되는 인터랙티브 드라마다. 어드벤처 게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퍼즐은 완전히 배제되어 있고 아이템 탐색은 게임에서 제시해 주는 대로만 진행하면 되기 때문에 액션신의 QTE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선택지를 고르는 것에 모든 게임 플레이가 집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선택은 주로 빅비의 본성과 사회의 질서에 관련되어 있다. 플레이어는 빅비의 거칠고 난폭한 본성을 억누르지 않은 채 폭력을 휘두르며 사건을 수사하거나 또는 냉철하게 이성을 지키며 증거를 모아나갈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불법적인 일에 손을 댄 동화인을 마주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상황을 참작하여 자비를 베풀 수도 있고 법과 원칙을 따라 엄격하게 대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처럼 묘사되는 대부분의 선택은 영향력이 없다.

 하지만 막상 무엇보다 강조되어야 했을 선택의 중요성은 이야기 내내 느껴지지가 않는다. 정해진 대로 흘러가는 스토리는 빅비의 선택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무리 폭력을 휘두르고, 돈을 훔치고, 심지어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갔다 하더라도 약간의 비난을 들을 뿐 스토리나 엔딩이 변화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는 '더 워킹 데드'에서 그대로 존재했던 문제점이지만 더 울프 어몽 어스에서는 한층 더 심각하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빅비 울프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캐릭터성 때문이다.

 

 빅비는 명확한 과거사와 강렬하고 확고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 어떤 선택지를 고른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캐릭터의 성격에 맞춰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선택에 대한 몰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 거기에 기본적으로 대부분 동화인들의 미움과 불신을 받는다는 설정이 전제되기 때문에 아무리 그들을 위한 선택을 한다 하더라도 대부분은 좋지 못한 관계로 귀결되고 만다. 선택을 중요시 여기는 어드벤처 게임에서 강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은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액션은 화려하지만 의미는 딱히 없다.

 후반부의 작위적인 플롯도 문제다. 지지부진한 중반부 전개와 더불어 등장하는 의미 없는 장면들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작품 초반부까지는 액션 시퀸스와 사건 현장과 증거를 면밀히 조사하는 추리물적인 요소가 적절히 어우러져 있지만 에피소드 4를 기점으로 전체적인 플롯이 대단히 허술해지고 만다.

 

 이야기에는 전혀 진전을 주지 않지만 분량만 길게 차지하는 장면이 다수를 차지해 작품의 템포가 크게 늘어진다. 모든 사건을 주도한 중요한 인물을 찾아내는 과정을 얼렁뚱땅 넘어가며 진행하기 때문에 수사극으로서 가지는 본작의 가치마저 크게 훼손된다. 더군다나 범인을 마주친 이후 역시 문제점이 많다. 겉보기에는 화려한 액션신들이 이어지지만 그 상황과 전개가 전혀 타당하지 못해 납득하기가 어렵다.

 

"내가 무슨 짓을 하든 간에...충분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결국 허술한 플롯과 의미 없는 선택 위에 세워진 스토리와 엔딩은 부질없게 느껴지게 된다.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모든 캐릭터를 총동원해 결말까지 선택해왔던 것들을 억지로 상기시켜주지만 하다못해 그 장면에서조차 조금의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다. 늘 해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무엇을 하든 상관없었다는 빅비의 자책처럼 그저 허무하게만 느껴질 뿐이다.

 

 동화인들의 어두운 사회를 다루는 매력적인 이야기는 결국 흐지부지한 작품으로 남고 말았다. 선택을 '강요'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억지스러운 구성은 오히려 선택의 중요성을 옅게 만들고 말았다. 아무리 허무주의적인 결말을 추구했다 하더라도 플레이어의 선택마저 허무하게 느껴지도록 해선 안되었다. 좀 더 탄탄한 플롯과 선택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다양한 엔딩이 준비되었더라면 훨씬 더 나은 작품이 되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총점-

 

5/10


 

 네오 느와르풍 수사극이자 한 편의 풍자극인 'The Wolf Among Us'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이다. 플레이어를 고민하게 만드는 어려운 선택과 깊이 있는 스토리가 존재하지 않는 텔테일 게임즈의 작품에서는 게이머를 사로잡을만한 매력을 찾기가 어렵다. 텔테일 스타일의 작품과 어드벤처 게임을 정말로 사랑하는 팬이 아니라면 추천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 작품이다.

 

* 에픽 스토어는 리뷰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링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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