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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 CRY 3 - 자유의 섬을 즐겨라 본문

게임 리뷰

FAR CRY 3 - 자유의 섬을 즐겨라

시프리스트 2020. 9. 2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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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옵과 온라인 플레이에 관해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타이틀명 : FAR CRY 3

출시일 : 2012.11.29(steam)

개발 : Ubisoft Montreal

플레이한 플랫폼 : PC(Uplay)

공식 한국어화

 


 따사로운 햇볕, 아름다운 해변가, 우거진 열대 우림과 다양한 야생 동물이 가득한 루크 아일랜드는 그야말로 지상의 낙원이다. 평화롭게 섬을 돌아다니는 염소들 만큼이나 지천에 널려있는 해적과 용병들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화끈한 여행을 위해 루크 아일랜드에 스카이다이빙을 한 '제이슨 브로디'와 그 일행은 그만 인신매매단에게 붙잡히고 만다. 그저 여행을 즐기고 싶었을 뿐인 평범한 대학생 제이슨은 자신의 친구들을 구해내고 복수를 이루기 위해 학살을 자행하며 섬의 광기에 점차 사로잡혀 간다. 

 

작품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캐릭터 '바스'

 'Far Cry 3'(이하 파 크라이 3)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광기'다.  첫 살인을 하고 손을 벌벌 떨던 겁쟁이 제이슨은 섬의 원주민인 '라키야트' 부족으로부터 신비한 힘을 지닌 문신을 받으며 한 명의 전사로 변해간다. 처음에는 하루빨리 친구들을 구해내고 지옥 같은 섬을 탈출하고자 했던 제이슨이지만 살인과 복수에 빠져들며 자기도 모르게 섬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본작의 스토리라인을 요약하자면 결국 아무것도 모르던 순진한 일반인이 광기에 빠져들며 미치광이 학살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표현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스토리는 그다지 설득력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파 크라이 3의 내러티브는 허술하고 빈약하다. 작중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나 많고 제이슨이 변해가는 과정은 그 심리에 관한 묘사가 과하게 생략되어 있다. 거기에 제이슨 주변 캐릭터들에 대한 묘사 역시 형편없다.

 

 이야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없는 것은 물론, 제이슨에게 모든 것을 맡긴 채 안전한 곳에 틀어박혀 주인공이 모두를 구해오기만을 기다리는 친구들은 몰개성하고 무능하게만 느껴질 뿐이다. 제이슨의 변화를 누구보다도 알아줘야 하는 주변 인물들이 구출 대상 이외에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에 스토리에 큰 구멍이 난 느낌이 든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광기 넘치는 해적 '바스'나 그의 여동생 '시트라'와 같은 강렬한 캐릭터들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특히 바스의 경우는 성우의 환상적인 열연을 통해 작중 최고로 인상적인 캐릭터로 거듭났다.

 

재밌는 미션이지만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따로 노는 느낌이다.

 이야기의 분위기가 일관되지 못한 것 역시 몰입감을 떨어트렸다. 살인, 마약, 강간, 인신매매가 넘쳐나는 섬에서 제이슨의 처절한 사투를 다루다가도 어느샌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화끈한 전투를 즐기는 모습이 나온다. 흥겨운 음악과 함께 불타는 마약들이 내뿜는 연기에 취해가며 농장을 태워버리는 끝내주는 미션은 확실히 재밌지만 납치된 친구를 찾아내기 위해 홀로 싸우는 처절한 상황에 어울리는 건지에 대해선 의문이 들 뿐이다. 이렇게 작품의 분위기가 오락가락하는 현상이 꽤나 자주 일어나 몰입감을 해친다.

 

 이처럼 파 크라이 3의 주제는 나쁘지 않지만 그 스토리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본작은 훌륭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빈약한 스토리를 모두 메꾸고도 남을 만큼 본작은 즐거움으로 가득 찬 멋진 오픈월드 FPS 게임이다.

 

섬의 비포장도로를 신나게 질주해보자

 오픈월드 FPS 게임으로서 파 크라이 3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자유로움'이다. 플레이어는 뛰어난 그래픽으로 아름답게 묘사된 섬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원하는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걷고, 뛰고, 헤엄치는 것에 질렸다면 차를 타거나 보트를 타고 이동해도 좋다. 그것마저 질렸다면 고지대에서 뛰어내려 윙슈트를 펼치고 날아서 이동하면 그만이다. 루크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돌아다니는 것은 그 자체로도 매우 즐겁다.

 

 무기 선택 역시 마찬가지다. 본작에서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한 번에 최대 4개의 무기를 들고 다닐 수 있다. 특정 무기를 사용해야 하는 일부 미션을 제외한다면 무기의 선택에는 그 어떤 제약도 없으며 총기마다 고배율 조준경이나 야간 조준경 같은 장착물도 장착할 수 있다. 게임의 초반에는 상점에서 표시되는 무기의 가격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지만 통신탑을 점령할 때마다 보상으로 무료 무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일부 특수 무기를 제외하면 종국에는 모든 무기를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즐길 거리가 상당히 많다.

 원하는 무기를 들고 마음껏 돌아다니다 보면 드넓은 맵에 준비된 다양한 콘텐츠를 마주치게 된다. 맵 전체에 걸쳐 사냥터, 수집 요소, 미니 게임, 서브 퀘스트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일부 서브 퀘스트가 같은 구성을 과하게 반복하여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지만 워낙 준비된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요소가 있다면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콘텐츠를 즐기면 된다. 

 

 콘텐츠마다 준비되어 있는 매력적인 보상들은 게임을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사냥을 통해 인벤토리를 업그레이드하고 통신탑을 점령해 주변의 맵을 밝히고 무료 무기를 얻을 수 있다. 수집품을 모아 숨겨져 있는 강력한 무기를 해금하고 전초기지를 점령해 이동을 한층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콘텐츠에서 모아진 경험치로는 새로운 스킬을 해금해 한층 더 강해진 제이슨으로 즐거운 섬 관광을 즐길 수 있다. 

 

RPG로 은밀하게 점령된 기지

 이 수많은 콘텐츠 중 전초기지 점령은 단연 파 크라이 3의 백미로 본작 특유의 자유로운 게임 플레이가 가장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전초기지를 점령하는 방식은 온전히 플레이어의 자유에 맡겨져 있다. 신중한 정찰과 철저한 계획을 통해 들키지 않고 기지를 점령할 수 도 있지만 수많은 폭발물로 무장한 채 정면으로 뛰어들어 기지를 초토화시켜도 전혀 상관없다.

 

 거기에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지형은 그 자체로 하나의 수단이 된다. 어느 방향에서든 어떤 방식으로든 기지에 침입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기지를 점령하더라도 플레이어마다 각자 다른 침입 경로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심지어 멀리서 고지대에 자리 잡고 저격소총을 사용한다면 기지에 발도 한번 들이지 않은 채 점령하는 행위마저 가능하다.

 

기지에 잠입하기 전 정찰은 필수

 다만, 아쉽게 느껴지는 점은 다양한 플레이 방식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으로 잠입 플레이를 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영향을 받았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는 부분으로 게임 자체가 다분히 의도적으로 잠입 플레이를 권장한다. 보통 난이도 기준으로도 플레이어의 방어력과 체력이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작은 전초기지에서도 정면에서 전투하는 것이 꽤나 버겁게 느껴진다. 만약 경보가 울려 지원 병력이 오게 되었다면 전투는 한층 더 고통스러워진다.

 

 반대로 정면에서 전투하는 것을 피한다면 공중 제압, 연속 제압, 이중 제압 등 다채로운 암살 기술은 물론 돌 던지기, 동물 우리 파괴 등 들키지 않고 기지를 교란시키는 다양한 수단이 존재하기 때문에 플레이가 한결 편해진다. 카메라를 통해 기지를 정찰했을 경우 적들의 위치 확인이 대단히 수월해지기 때문에 들킬 염려도 적다. 완벽하게 들키지 않고 전초기지를 점령했을 경우 무려 세배의 경험치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덤이다.

 

 물론, 시스템이나 레벨 디자인적으로 잠입 플레이의 완성도가 낮은 것은 결코 아니기에 게임의 재미를 해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상에 큰 차등을 주면서까지 특정한 플레이 방식을 권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는가에 관해서는 의문이 든다.

 

난잡한 전리품 배낭

  편의성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다소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주사기 시스템이 있다. 파 크라이 3는 맵에서 채집한 다양한 약초를 통해 체력을 회복시켜주거나 각종 이로운 효과를 제공하는 주사기를 제조할 수 있다. 그러나 퀵슬롯에 지정할 수 있는 주사기는 단 두 종류에 불과하기 때문에 다양한 주사기가 존재함에도 이를 전부 활용하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급박한 전투 상황에서 부족해진 주사기를 제조하고자 한다면 메뉴를 열고 제조창에 들어가 주사기를 찾아 일일이 제조해야 한다는 불편한 점까지 있다.

 

 주사기 이외에도 제조 시스템 자체가 미흡한 완성도를 보이는 부분이 다소 존재한다. 제조에서 요구하는 특정한 동물의 가죽을 찾고 싶어도 그 동물의 서식지를 맵의 그림만 보고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찾기가 매우 불편하다. 그렇게 얻은 동물의 가죽은 환전 아이템과 주사기용 약초와 함께 같은 전리품 배낭에 들어가기 때문에 관리 역시 불편하기 그지없다. 거기에 가뜩이나 부족한 전리품 배낭 속을 잡다한 아이템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판국에 어떤 가죽이 앞으로 어떻게 쓰일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함부로 처분하기도 곤란해진다. 이 부분은 확실히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화끈한 섬 관광을 즐겨보자

 사소한 단점이 몇 가지 존재하지만 그래도 파 크라이 3는 '재밌다'. 잠입이 권장된다고 해서 잠입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없다. 별로 좋지 못한 스토리에도 바스와 같은 강렬한 캐릭터는 존재한다. 단점들 정도는 금방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장점으로 가득하다. 우리는 그저 쏘고, 달리고, 숨으며 게임 그 자체의 즐거움을 만끽하면 될 뿐이다.

 


-총점-

 

8/10


 

 파 크라이 3는 출시된 이후 8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작품이지만 여전히 훌륭하게 느껴진다. 후속작까지 이어져나가는 시리즈의 기반을 확실하게 잡고 있으며 그 자체로도 매우 뛰어나다. 싱글 FPS 게임을 선호하는 게이머에게 추천할만한 작품이며 심각한 단점은 없고 게임 자체가 무난하게 재밌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추천해볼 만한 작품이다.

 

* 유플레이는 리뷰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링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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