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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쌔신 크리드 로그 - 안전만을 추구한 결과 본문

게임 리뷰

어쌔신 크리드 로그 - 안전만을 추구한 결과

시프리스트 2020. 10. 3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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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명 : 어쌔신 크리드 로그

출시일 : 2014.11.11(PS3), 2015.03.24(steam)

개발 : Ubisoft Sofia, Ubisoft Kiev

플레이한 플랫폼 : PC(steam)

공식 한국어화

 


 광활한 바다에서의 항해, 해적이라는 과감한 콘셉트 변화, 거대한 스케일의 해전, 거기에 인상 깊은 주인공까지 갖춘 '어쌔신 크리드 4 블랙 플래그'는 두말할 필요 없이 훌륭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을 후속작으로 나온 '어쌔신 크리드 로그'는 함께 발매된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전작의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대단히 안전한 결정을 내렸다. 다만, 그 작품의 주인공이 암살단원이 아닌 템플 기사단원이라는 파격적인 조미료를 가미했지만 말이다.

 

이것은 신작인가? DLC인가?

배의 돛만 바꿨을 뿐인데 블랙 플래그가 된다.

 어쌔신 크리드 로그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이전에, 짚고 넘어가야만 하는 부분이 있다. 본작은 분명 블랙 플래그의 발매 이후 1년 만에 발매된 '신작'이지만, 앞서 말했듯이 두 작품 사이의 차이점은 놀랍도록 적다. 극단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블랙 플래그의 시스템과 게임 플레이가 상당수 재활용되었으며 그 볼륨은 오히려 축소된 느낌이 다소 존재한다. 거기에 로그는 블랙 플래그와 어쌔신 크리드 3 사이의 이야기를 주된 스토리로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리즈를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게이머들의 입문작으로서는 매우 부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본작은 나쁘게 표현하자면 독립된 작품이 아닌 스토리가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블랙 플래그의 스탠드얼론 DLC에 가깝다. 어쌔신 크리드 4 블랙 플래그를 플레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작품을 플레이한다면 작품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기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 관심이 있거나 흥미가 있는 게이머에게는 반드시 블랙 플래그를 먼저 플레이해볼 것을 권함과 동시에 본글에서는 전작을 이미 플레이해본 입장에서 변화가 생긴 부분과 스토리에 대해서만 주로 서술하겠다.

 

시리즈 최초의 변절자 주인공

본작의 주인공 '셰이 패트릭 코맥'

 어쌔신 크리드 로그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주인공인 '셰이 패트릭 코맥'이다. 암살단의 전설적인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던 전작들과 다르게 로그의 주인공인 셰이는 암살단에 크게 실망하고 적측 세력인 템플 기사단으로 전향한 인물이다. 템플 기사단원이 주인공이 된 만큼 확실히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흥미로울만한 스토리가 이어진다. 전작들에서는 아무래도 템플 기사단이 적으로 등장했던 만큼 템플 기사단의 어두운 면이 주로 부각되었지만, 본작에서는 반대로 암살단의 치부가 제대로 드러난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범죄 집단과 손을 잡고 대량 학살 계획까지 세우는 암살단의 모습을 보며 셰이는 고뇌한다. 가족처럼 함께 지내왔던 암살단의 행동과 충돌하는 자신의 신념으로 인해 셰이는 결국 변하고 만다. 게임 초반만 해도 유쾌한 성격을 가진 암살자였던 셰이가 형제나 다름없었던 암살단을 직접 처단하며 변해가는 과정은 확실히 매력적이고 흥미롭다. 선인도 악인도 아니며 스토리에 따라 변화해가는 셰이의 캐릭터성은 매우 입체적이며, 이전까지의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주인공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솔직히 캐릭터들이 기억도 잘 안 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전작의 캐릭터가 아닌 로그에서 처음 등장한 암살단 캐릭터들의 매력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점이다. 작중 메인 퀘스트의 상당한 분량을 암살자로서의 셰이에 대해서 할애했지만 막상 셰이와 함께 지내던 암살단원들의 캐릭터성이 너무나 몰개성하고 밋밋하다. 새롭게 등장한 암살단 간부 전원이 다른 게임에 다른 악역 역할로 들어가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아무런 개성이 없다. 이들에게 좀 더 확고한 캐릭터성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면 과거의 형제들을 자신의 손으로 처단하는 셰이의 드라마를 좀 더 극대화할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본작은 완전히 실패했다.

 

 그리고 셰이가 아닌 앱스테르고 엔터테인먼트의 직원으로서 플레이하는 현대 파트는 블랙 플래그의 단점마저 그대로 계승했다. 즉, 놀랍도록 형편없다. 과거의 북아메리카 대륙에 수많은 수집 요소를 흩뿌려놓은 것도 부족해 바닥에 떨어진 태블릿 PC를 20개 줍는 재미없는 수집 요소가 있는 것은 그래도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상부의 지시대로 대사 한마디 없이 로봇처럼 명령만 수행하는 것은 별로 긍정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대 시점의 템플 기사단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스토리는 꽤나 흥미로울 수 있었지만 블랙 플래그와 마찬가지로 과하게 성의 없는 게임 플레이가 스토리텔링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말았다. 

 

여전히 재밌지만 변화가 너무 적다.

저 뻔뻔한 암살자를 보라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어쌔신 크리드 로그의 게임 플레이는 전작에서 몇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적으로 등장하는 '암살자'다. 암살단이 적으로 등장하는 작품인 만큼 요새나 전초기지의 두목들이 모두 암살단원이기 때문에 그들만의 방식으로 영리하게 플레이어를 위협해온다. 셰이를 몰래 암살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물론, 연막탄을 던지거나 몸을 숨기는 등 패턴이 다양하기 때문에 들키지 않고 이들을 제압하는 것은 꽤나 까다로운 일이 될 것이다.

 

 요새의 두목 이외에도 뉴욕이나 일부 지역에서는 맵 곳곳에서 암살자들이 등장한다. 암살자가 플레이어의 주변에 있다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며 점차 화면이 붉게 변한다. 이때 시리즈 전통의 능력인 매의 눈을 통해서 암살자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기습에 대응하거나 한발 앞서 처치할 수 있다. 하지만 평상시에도 암살자들의 위협을 받는 이 시스템은 별로 성공적인 시도는 아니었다. 암살자를 처리한다고 좋은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게임 플레이에 있어 불편함만을 잔뜩 유발하기 때문이다. 

 

 암살자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뉴욕의 경우는 과장 좀 보태서 블록 하나마다 암살자가 한 명씩 배치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암살자를 아무리 많이 처리해도 속삭이는 소리가 끝나지를 않으며 벤치, 풀숲, 지붕, 골목 등에 숨어있는 이들을 일일이 찾아내는 것도 고된 일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무시하자니 자기도 모르는 새에 기습을 당할 수도 있으며 속삭이는 소리 자체가 너무나 거슬리기 때문에 쉽게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만약 경비병이 보는 앞에서 암살자를 반격으로 처치했다면 경비병들에게 공격을 당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는 정말 미칠 지경이다.

 

이것은 유탄 발사기여~!

 지상 전투는 블랙 플래그와 사실상 완전히 동일하다. 주무장의 변경으로 인해 모션이 달라지고, 4정까지 들고 다닐 수 있었던 권총이 2정으로 제한되고, 새로운 무기인 유탄 발사기 추가된 점 정도를 제외한다면 전작을 플레이하는 감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유탄 발사기가 없어도 전작의 다트가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플레이에는 아무 지장이 없고, 오히려 에드워드의 상징이었던 4 연속 권총 발사가 사라진 것만이 아쉽게 느껴진다. 전투 시스템 자체가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주인공이 바뀐 만큼의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쇄빙선을 모는 게 상쾌하긴 하다.

 항해와 해전 역시 블랙 플래그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북대서양을 항해하기 위해 모리건 호를 쇄빙선으로 개조해 유빙을 뚫고 지나가는 것은 꽤나 상쾌한 경험이지만 그렇게 자주 쓸 일은 없을 것이다. 블랙 플래그에서 등장했던 잭도우 호와 조작이 완전히 동일하고 무장도 바다에 던지던 화약통이 바다 위에 불을 붙이는 연료유로 바뀐 것 정도가 전부이기 때문에, 역시나 전작을 해본 플레이어라면 너무나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분명, 블랙 플래그를 그대로 따온 로그의 게임 플레이가 재밌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모든 재미는 이미 블랙 플래그에서 한번 느꼈던 것들의 반복에 불과하다. 블랙 플래그를 즐길 만큼 즐긴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기에는 변화점이 너무나 부족하다. 이미 좋은 평가를 받은 게임 플레이를 후속작에서 충실히 계승하는 것은 결코 잘못된 행위가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 하나 없이 기존의 것만을 안일하게 이어가는 것은 실망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동기부여가 전혀 안 되는 수집 요소

필자는 원주민 기둥을 딱 한 번 하고 말았다.

 유비소프트 특유의 고질병은 본작에서 유달리 심하게 나타난다. 그것은 바로 반복적이고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부가 활동이다. 분명 어쌔신 크리드 로그에는 정말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한다. 사냥, 고래잡이, 상자 수집, 애니머스 조각 수집, 암살 저지, 뱃노래 수집, 번영 수집, 토템 수집, 유물 수집, 보물 지도 등 이루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막상 이 수많은 콘텐츠를 하나씩 살펴보게 되면 실속이 전혀 없는 공허한 게임 플레이투성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사냥이 있다. 본작에서는 사냥을 통해 셰이의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하지만,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소재를 제공하는 사냥터가 메인 퀘스트 진행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고, 굳이 업그레이드를 안 해도 게임을 클리어하는 데 있어서는 지장이 아예 없다. 실제로 필자는 단 하나의 업그레이드만을 진행한 상태로 게임을 완료했다. 다른 수집 요소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복장이나 무기를 제공하지만 정말 그것이 끝이다. 특별한 서사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드넓은 맵을 전부 돌아다닐 정도의 매력적인 보상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구미를 당길만한 무언가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 이는 유비소프트와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고질적인 문제점이기도 하지만, 본작은 메인 퀘스트가 비교적 짧고 퀘스트 동선 역시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부가 활동이 겉돈다는 문제점이 특히나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이 블랙 플래그에 이미 존재했던 수집 요소의 반복이라는 점도 결코 무시할 수 없고 말이다.

 


-총점-

 

6/10


 

 어쌔신 크리드 로그는 냉정하게 말해서 전작인 어쌔신 크리드 4 블랙 플래그를 마이너 카피한 작품이다. 전작의 시스템과 게임 플레이를 있는 그대로 가져왔지만 막상 더 발전시킨 부분은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블랙 플래그의 대규모 DLC를 플레이하는 느낌 정도는 확실하게 들기 때문에 전작을 정말 재밌게 즐긴 게이머라면 한 번쯤 해볼 만한 작품이 될 것이다. 반대로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스토리에 흥미가 없거나 전작을 플레이해본 적이 없는 게이머라면 전작을 먼저 플레이해보고 그 이후에 판단할 것을 강력하게 권한다.

 

스팀 리뷰 : steamcommunity.com/id/thiepriest/recommended/311560/

 

Steam Community :: 시프리스트 :: Review for Assassin's Creed Rogue

안전만을 추구한 결과 (총점 6/10) 광활한 바다에서의 항해, 해적이라는 과감한 콘셉트 변화, 거대한 스케일의 해전, 거기에 인상 깊은 주인공까지 갖춘 '어쌔신 크리드 4 블랙 플래그'는 두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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