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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조금 잡것 가득

Beholder - 컨셉만 가진 작품의 한계 본문

게임 리뷰

Beholder - 컨셉만 가진 작품의 한계

시프리스트 2020. 6. 3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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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에 대한 간접적인 누설이 있습니다.

 

타이틀명 : Beholder

출시일 : 2016.11.09

개발 : Warm Lamp Games

플레이한 플랫폼 : PC(steam)

공식 한국어화, 한국어 더빙

 

 

 전체주의 국가, 공무원, 혁명조직, 가족 부양... 어디서 많이 본 요소가 아닌가? 비홀더는 전반적으로 페이퍼 플리즈의 흔적이 진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페이퍼 플리즈는 참신한 게임 구성과 독특한 스토리텔링으로 찬사를 받은 게임이다. 이렇게 이름난 작품을 모티브로 삼아 게임을 만든다면 아류작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들만의 특색과 차별화되는 무언가가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그러한 면에서 비홀더는 확실히 페이퍼 플리즈의 그림자만을 쫓는 아류작은 아니다. 적어도 그래픽 스타일과 게임 플레이 면에선 자신들만의 개성이 살아있다. 하지만 개성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훌륭하다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한 법. 비홀더는 아쉽지만 빈말로도 잘 만들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작품이다.

 비홀더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게임 플레이 그 자체다. 첫인상은 나쁘지 않지만 게임을 하면 할수록 단조롭고, 불편하고, 재미없는 게임 플레이가 반복된다. 만약 당신이 칼에 이입해서 정말 마음 내키는 대로 게임을 진행한다면 세계관에 걸맞은 비극적이고 어두운 이야기를 주로 보게 될 것이며 이렇게 플레이한다면 나름대로 나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를 밝게 진행시키고 싶다면 상황이 크게 달라지는데, 그 이유는 게임에서 돈을 버는 방식이 대단히 기형적인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족을 모두 살리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하다

 비홀더에서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가족을 부양하는데 들어갈 만큼의 거금을 버는 건 극히 제한된 방법으로만 가능하다. 프로필 작성, 도둑질, 퀘스트, 신고 후 물품 처분등은 주는 돈이 매우 한정적이다. 따라서, 돈을 벌기 위해선 매우 한정적인 방법만을 사용할 수가 있는데 협박 편지와 카메라 판매가 주된 수익원이 될 것이다. 사실상 이 두 가지 이외에는 효과적인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퀘스트들을 완벽하게만 수행한다면 상당한 지출을 줄일 수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저 두 가지 방법으로 끊임없이 돈을 수급해야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렇다고 협박과 카메라 판매가 재미있느냐? 그럴리가. 카메라 판매는 입주민이 새로 들어올 때마다 집을 뒤지면 자연스럽게 쌓이는 평판 점수로 대량의 카메라를 구매해 처분하는 게 전부다. 협박은 입주민의 집에 몰래 들어가서 불법 물품을 찾거나, 없다면 직접 구해서 집어넣고 지하실 내려간 다음 그 물품에 대한 협박 편지를 보내면 끝이다. 일반 난이도 기준으로 해피 엔딩을 보고 싶다면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이 두 가지를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새로운 입주자가 오던 어떤 퀘스트가 나오던 똑같다. 그저 끊임없이 협박하고 협박하고 또 협박할 뿐이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다양한 서류와 검사 방법이 추가되며 난이도와 플레이 패턴에 변화를 주는 페이퍼 플리즈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정부의 비밀요원? 전쟁영웅? 어떤 사람이던 협박앞에선 평등하다

 이 협박이라는 시스템 자체도 굉장히 어색하고 불편하다. 상대가 가난한 사람이건, 고위 공직자건, 정부의 보호를 받건, 아무런 상관없이 협박장만 보내면 알아서들 척척 돈을 넣어준다. 기관에 신고해도 정부의 보호를 받는 인물이라는 이유로 벌금을 오히려 주인공에게 매기는 세계관에서 이런 시스템이 존재하는 건 몰입과 재미 양쪽을 모두 크게 해친다.

 

 또한 협박 하는 과정 자체도 매우 불편하다. 집에 몰래 들어가거나 카메라로 불법 행위(물건)를 확인하고 지하실로 내려간다. 그다음 해당 입주자의 이름과 호수, 그리고 해당 행위(물품)가 위반하는 법령이 몇 호인지 언제 발령된 것인지에 대해 적어야한다. 이 일련의 과정이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굉장히 답답할 수밖에 없는데, 인터페이스 자체가 불편한 것도 있지만 법령의 발효 시기와 호수까지도 일일이 스크롤로 내리며 찾아야만 한다. 증거물만 제시하면 그에 맞는 법령 정도는 자동으로 찾아질 수 있게 했다면 게임이 훨씬 합리적이고 편리하게 변했을 것이다. 프로필 작성, 보고하기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걸 감안하면 개발진은 아마도 직접 공직자로서 기관에 보고를 하는, 다시 말해 '플레이어가 직접 노동을 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던 의도로 보이지만 아쉽게도 그런 생동감보단 불편함이 먼저 느껴진다.

 

시끄러운 선전 트럭은 세계관의 생동감보단 짜증만을 유발한다

 게임의 시스템 자체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도 있다, 바로 시간제한이다. 비홀더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퀘스트는 시간 제한이 있다. 문제는 이런 시간 제한이 걸린 와중에 위에서 언급한 협박과 같은 부가 요소들을 끊임없이 해줘야 하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 내내 시간 압박에 시달리는 게 필연적이다. 심지어 퀘스트의 시간제한이 오로지 받는 시점을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러 최대한 퀘스트를 늦게 받아야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는 어이없는 구성은 덤이다.

 

 시스템의 불편함은 이런 스트레스를 더욱 배가 시킨다. 누군가를 신고해서 체포시킨 다음 전화로 보고하는 퀘스트가 있다고 가정하자, 비홀더는 누군가를 신고해서 체포시키면 경찰이 오고, 증거물을 찾고, 그 인물을 경찰차로 데려가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끝나야 플레이어가 해당 인물을 체포시킨 걸로 인정해준다. 문제는 이 일련의 과정이 엄청나게 천천히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신고한 이후에도 퀘스트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진행되기 때문에 제한 시간을 10시간을 넘게 남긴 상태로 신고해도 시간을 초과해 명령 위반을 했다는 이유로 게임 오버를 시키는 어이없는 경우도 있다.

 

카메라는 딱 한번만 설치하면 신경 쓸 이유가 없다

 플레이 컨셉도 애매하다. 제작진이 핵심으로 내세운 것 중 하나가 세입자의 집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이들을 감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카메라는 게임에서 정말 비중이 적다. 6개의 집에 4~5개씩 설치해 둘 수 있는데, 입주자가 발견하는 일도 없고, 부서지는 일도 없고, 새로운 입주자가 들어와도 기존 카메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 심지어 퀘스트나 증거물 포착도 대부분 주거 침입이나 대화의 비중이 압도적이고 오히려 감시 카메라로 발견하는 일은 매우 적다. 정말 약간의 편의성만 제공할 뿐 카메라는 한번 설치하고 나면 다른 역할이 없는 것이다.

 돈과 평판 점수의 밸런스도 엉망진창이다. 집집마다 프로필용 개인 정보를 찾고 퀘스트를 성실히 수행하면 평판 점수가 과하게 많아진다. 그렇다고 자주 사용되는 것도 아니라 평상시에 1~2천 정도만 유지해도 대부분의 퀘스트나 대화를 무리 없이 해결할 수 있다. 돈은 엄청나게 부족한데 평판 점수는 많아지니 위에 언급했듯 평판 점수로 카메라를 대량 구매해서 판매하는 플레이가 너무나 당연해진다.

 스토리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무난하지만 엔딩이 문제다. 비홀더의 엔딩은 크게 세 가지가 조합되어 구성되는데 혁명의 성공 여부, 전쟁의 결과, 칼의 미래 이렇게 세 가지 파트가 합쳐져 플레이어에게 보이는 하나의 엔딩이 된다. 혁명 단체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퀘스트가 많기 때문에 혁명의 성패 여부는 비교적 체감이 오는 게 크다. 칼의 미래 역시 플레이어의 행동이 주인공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눈에 보인다. 하지만 전쟁에 관해선 엔딩에서 언급되는 게 뜬금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게임 내에서 보이는 게 적다. 엔딩에 영향을 주는 NPC의 수도 적고 나라가 전쟁 중이라는 것도 게임에선 언급만 조금씩 될 뿐 막상 게임에선 나라가 전쟁 중이라는 분위기가 들지 않는다. 차라리 엔딩에서 전쟁 부분은 지우고 NPC들을 혁명 단체 퀘스트로 옮겨도 아무 영향이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비중 분배가 잘못된 편이다. 또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엔딩을 합쳤더니 모순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는 부분도 매우 아쉽다. 차라리 페이퍼 플리즈처럼 조금씩만 변화를 준 엔딩을 수십 가지 준비해 모순이 생기는 걸 방지하는 게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총평-

 

컨셉은 괜찮았지만, 플레이가 뒷받침을 못해주는 아쉬운 작품

 

 페이퍼 플리즈에서 모티브를 받은 어두운 분위기와 세계관은 나쁘지 않았지만 불편한 UI, 엉성한 레벨 디자인, 망가진 게임 플레이가 모든 장점을 가려버렸다. 플레이 타임이 짧고 볼륨도 작은 편이라 낮은 완성도가 더더욱 눈에 띈다. 컨셉까지만 그럴듯하게 만드는 걸로는 좋은 작품이 될 수 없다는 것만을 증명해준 아쉬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팀 리뷰 : steamcommunity.com/id/thiepriest/recommended/475550

 

Steam Community :: 시프리스트 :: Games

 

steamcommuni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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