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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조금 잡것 가득

Heavy Rain - 구멍 난 드라마 본문

게임 리뷰

Heavy Rain - 구멍 난 드라마

시프리스트 2020. 7. 1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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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에 대한 누설이 있습니다.

타이틀명 : Heavy Rain

출시일 : 2010.02.18(PS3) 2020.06.18(steam)

개발 : Quantic Dream

플레이한 플랫폼 : PC(steam)

공식 한국어화

 


 영화는 언제나 게임업계의 동경의 대상이다. '영화 같은 게임'이라는 말은 꾸준히 게임에 대한 찬사로 쓰여왔고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게임이 영화를 따라잡거나, 혹은 뛰어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아예 게임보다는 영화에 가까운 방향을 잡아 플레이어의 개입을 줄인 '감상형 게임'을 주로 만드는 제작사들 역시 존재한다. '퀀틱 드림' 역시 그러한 회사 중 한 곳으로 퀀틱 드림이 10년 전 발매한 '헤비 레인'은 이런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시종일관 우중충한 분위기

 헤비 레인은 그 제목에 맞게 게임 내내 비가 내린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우중충하고 음울한 도시 속에서 4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사정을 가지고 연쇄 살인범인 '종이접기 살인마'를 추적하는 게 본 작의 주된 스토리다. 이런 무거운 스토리에 걸맞게 헤비 레인은 실사풍 그래픽과 어두운 톤의 색감으로 게임 전체적으로 성숙하다는 느낌을 멋들어지게 표현해냈다. 음악과 연출 역시 뛰어난 수준으로 게임이 표현하고자 한 분위기만큼은 확실하게 이끌어내고 있다.

 

 퀀틱 드림은 본 작의 장르를 '인터랙티브 무비'라고 표현하고 있다. 말 그대로 게임보다는 영화에 가깝지만 플레이어가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요소를 마련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게임 곳곳에 보인다. 이를 위해 사용된 대표적인 시스템이 바로 QTE(Quick Time Event)다.

 

컷신 중에도 가만히 감상만 하는게 아니다

 QTE는 다른 게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갓 오브 워'등의 작품에서 컷씬 중 화면에 버튼이 표시되면 시간 내에 그것을 누르는 흔한 시스템이 바로 QTE다. 하지만 헤비 레인의 QTE는 조금 더 발전된 형태를 갖췄다. QTE에 실패할 경우 처음으로 돌아가거나 게임 오버로 이어지는 타 게임들과는 다르게 헤비 레인은 QTE 자체를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스토리의 일부로 녹여냈다.

 

 QTE에 실패하더라도 처음으로 돌아가는 게 아닌 실패에 해당하는 다른 장면이 나오며 스토리의 흐름을 끊지 않는다. 그리고 그 성패 여부에 따라 스토리 역시 변한다. 심지어 주인공에 해당하는 캐릭터가 사망했더라도 게임오버가 아닌 그 캐릭터가 사망했다는 가정하에 게임이 계속 이어진다. 물론 헤비 레인도 엄연히 개발에 한계가 있는 작품인 만큼 성패 여부에 상관없이 결과가 정해져 있는 이벤트가 많고 결국 정해진대로 흘러가는 구간 역시 매우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보다 진정 주목해야 할 점은 '게임의 흐름을 끊지 않는다'는 점이다. QTE가 조작에 있어 재미를 준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상황에 직접 개입한다는 느낌을 주면서도 멈춤 없이 스토리를 이어진다는 것은 게임에 몰입하는 데에 있어 확실하게 도움을 준다.

 

선택은 언제나 어렵다

 스토리의 뛰어난 흡입력은 이런 몰입에 더욱 박차를 가해준다. 헤비 레인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들은 꽤나 가학적이고 자극적이다. 주인공 4명 모두 병을 앓고 있고 일부는 극단적인 상황에 몰려있다. 특히, 게임의 중심이 되는 주인공인 '에단 마스'는 극도로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사랑하는 아들을 구하기 위한 시련 속에서 플레이어는 그를 잔인한 시험에 들게 할 것인지 항상 고민하고 선택해야만 한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거부감이 들게 하는 수준의 잔혹한 선택지들은 과하게 자극적이라 여겨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의 몰입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본 작은 이런 선택지나 상황들이 QTE를 통해 플레이어의 손으로 직접 이루어지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한층 더 몰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이런 몰입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 역시 여럿 존재한다. 패드의 모션인식은 너무 과하게 활용되어 조작을 힘들게만 만들고 카메라 시점은 끔찍하다. 거기에 영어 더빙 기준으로 성우들의 연기가 썩 좋지 못한 것 역시 매우 거슬린다. 특히 최후반부 종이접기 살인마의 정체와 동기가 드러나는 가장 중요한 장면은 아역 성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지 않아 본 작 최악의 장면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 단점들은 후술 할 단점에 비하면 아주 사소한 부분에 불과한다. 헤비 레인의 진정한 단점은 위에서 칭찬했던 '스토리' 그 자체다.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어지는 장면

 분명 헤비 레인은 초중반까지는 몰입도와 흡입력이 굉장히 뛰어난 작품이다. 에단 마스가 겪는 고통스러운 시련들, 급박해지는 시간, 점차 쌓여가는 수수께끼들, 추측하기 어려워지는 범인의 정체까지 이 모든 게 플레이어로 하여금 패드에서 손을 놓기가 어렵게 만든다. 특히 에단의 스토리는 정말 처절하고 감정표현이 뛰어나 몰입하다 보면 제대로 쳐다보기가 힘들 정도로 뛰어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부터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범인의 정체를 처음 알게 된다면 굉장히 놀라게 될 것이다. 범인의 정체까지는 예상하기 어려운 대단한 반전이다. 그러나 반전을 본 이후 조금이라도 다시 생각해 본다면 모든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분명 범인의 정체에 대한 복선이 어느 정도 존재하기는 했지만 그 복선들이 전혀 치밀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동안 진행해온 이야기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이 어색함은 범인의 정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오는 엔딩을 보면 더욱 증폭된다. 엔딩의 내용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단 너무나 많은 의문점이 해결되지 않는다. 에단 마스의 환각과 의사가 가지고 있던 종이접기, 매디슨과 스캇의 관계, 매디슨이 겪는 악몽 등등 여기서 전부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의문이 남은 채 이야기가 종결된다.

 

어설픈 스토리는 주제마저 흐려지게 만든다.

 결국 엔딩을 본 이후로는 본 작의 그럴듯해 보였던 소재들이 알고 보면 작가의 편의주의적 설정이었다는 결론만이 남게 된다. 궁금증을 유발하던 각종 복선들이 사실 그 어떤 개연성도 존재하지 않는, 그저 어처구니없는 '우연'에 기댄 편리한 설정들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개발 중에 너무 많은 에피소드를 쳐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야기 곳곳에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큰 구멍들이 뚫려있다. 본 작이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를 표방한 이상 다른 그 무엇보다도 스토리적 완성도가 높았어야만 했다. 하지만 헤비 레인이 선보인 것은 고작 개연성보단 자극적인 반전을 중시한 억지 드라마에 불과했다. 

 


-총평-

 

발전된 QTE는 뛰어나지만 스토리가 산산이 조각난 작품


 

 헤비 레인은 한마디로 '용두사미'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풀어낼까? 하는 물음에 풀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무책임한 대답을 내놓고 끝내는 어이없는 작품이다. 마무리가 허술한 작품은 결국 게임을 끝낸 플레이어에게 불쾌감과 찝찝함을 안겨줄 뿐이다. 절대 스토리를 버려선 안되었던 작품에서 스토리를 망가뜨린 이상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스팀 리뷰 : steamcommunity.com/id/thiepriest/recommended/960910/

 

Steam Community :: 시프리스트 :: Review for Heavy Rain

구멍난 드라마 영화는 언제나 게임업계의 동경의 대상이다. '영화 같은 게임'이라는 말은 꾸준히 게임에 대한 찬사로 쓰여왔고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게임이 영화를 따라잡거나, 혹은 뛰어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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