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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er Wilds - 드넓은 우주 속 모험의 미학 본문

게임 리뷰

Outer Wilds - 드넓은 우주 속 모험의 미학

시프리스트 2020. 7. 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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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타이틀명 : Outer wilds

출시일 : 2019.05.30(EPIC store, XBOX ONE), 2019.10.15(PS4), 2020.06.19(steam)

개발 : Mobius Digital

플레이한 플랫폼 : PC(steam)

공식 한국어화(품질 안 좋음)

 


 Outer Wilds(이하 '아우터 와일드')는 게임의 배경부터 범상치 않은 정말로 특이한 작품이다. 모닥불에서 마시멜로우를 구워 먹으며 통나무집에서 살고 있는 주인공의 종족은 우주에 흩어져 있는 고대 종족 '노마이'의 흔적을 찾아 목재로 만들어진 우주선을 띄운다. 그리고 우주 곳곳에서 들리는 악기 연주 소리를 들으며 주인공은 우주에서의 고독한 여정을 이어간다. 이처럼 '아우터 와일드'는 리얼리즘과는 거리가 먼 비현실적이고 판타지스러운 가상의 세계관을 다루지만 그 분위기가 매우 낭만적이고 신선하다.

 

행성 하나하나가 개성있다.

 아우터 와일드의 배경이 되는 태양계에는 총 5개의 행성들이 등장한다. 이 5개의 행성들은 하나같이 전혀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모든 행성의 분위기가 하나같이 정말 환상적이다. '쌍둥이 잉걸불' 행성은 위성인 '애쉬 트윈'이 거대한 모래 폭포를 쏟아내며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 '뒤틀린 공허'는 행성의 중심에 아예 블랙홀이 자리 잡아 빛을 왜곡시키고, '거인의 심연'은 거대한 토네이도가 행성 전체를 뒤덮고 있다. 그리고 본 작의 놀라운 점은 이 행성들이 단순한 오브젝트가 아닌 플레이어가 직접 착륙할 수 있는 일종의 스테이지이며, 위에서 언급했던 자연현상으로 인해 실시간으로 변화한다는 점이다.

 

 '애쉬 트윈'이 모래를 쏟아낼수록 그 밑에 숨겨져 있던 비밀들이 드러나고 반대로 '쌍둥이 잉걸불'은 모래로 인해 협곡이 사라지고 지하에 있던 시설들이 모래에 잠겨버린다. '거인의 심연'에서는 토네이도가 너무 강력한 나머지 섬이 통째로 무중력 공간까지 날아갔다 뚝 떨어지며, '뒤틀린 공허'는 지형이 지속적으로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화이트홀 너머를 카이퍼 벨트처럼 행성의 잔해들이 둥둥 떠다니는 장소로 바꾼다. 즉, 행성 하나하나가 거대한 퍼즐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당연히 이 모든 건 플레이어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며 토네이도를 타고 우주로 올라가는 것도, 모래에 깔려 질식사하는 것도, 발밑의 땅과 함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것도 모두 가능하다. 작은 플레이어 캐릭터와는 비교도 안 되는 이 장엄한 환경에 플레이어로 하여금 경외감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수준으로 모든 행성이 멋지게 구현되어 있다.

 

본 작의 핵심인 우주선 일지

 본 작의 목적은 태양계를 위기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고대 종족 '노마이'가 남긴 흔적들을 짚어가며 그 비밀을 밝혀내는 것이다. 태양계 전체를 배경으로 돌아다니며 노마이들의 기록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자연현상을 발견하는 식으로 새로운 정보를 알아낸다. 그리고 이 모든 정보는 우주선의 일지에 기록되며 플레이어는 자신이 모은 정보를 짚어보며 다음엔 어디로 가야 할지 또 닿을 수 없는 장소엔 어떻게 가야 할지 추리하고 고민해야 한다. 이 과정 중에 게임에선 그 어떤 힌트나 암시도 주지 않으며 플레이어는 오로지 자신이 모은 정보와 추리력을 믿고 행동해야 한다.

 

 이러한 본 작의 게임 구조는 '오브라 딘 호의 귀환'을 연상시킨다. 바다 위 배 한 척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과 광활한 우주를 다루는 작품이 비슷하다는 게 아이러니 하지만 두 작품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점이 많다.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은 비선형적 구조부터 일체의 힌트 없이 단서만을 조합해 플레이어가 직접 정황을 밝혀낸다는 점까지 여러 부분에서 두 작품은 굉장히 닮아있다.

 

때론 공포스럽다.

 하지만 아우터 와일드는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오브라 딘 호의 귀환'이 중점으로 다루는 게 '추리'라면 '아우터 와일드'는 '모험'을 주 가치로 내세운다. 전투 하나 없이 텍스트만을 읽으며 우주를 탐험하는 작품이지만 본 작은 전혀 지루하지 않다. 플레이어 혼자서 미지의 환경을 탐사하는 건 고독하고, 쓸쓸하고, 때론 무섭다.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환경, 새로운 장소, 새로운 단서를 찾는 모든 행위가 언제나 설레고 새롭게 느껴진다.

 

 아우터 와일드는 게임이 플레이어를 얽매지 않는다. 명확하게 주어진 목표가 없어 탐험에 지쳤다면 잠시 모닥불에 가만히 앉아 마시멜로우를 구워 먹어도 좋다. 정보를 얻는다고 우주선이나 우주복에 새로운 기능이 생기는 것도 아니며 자연환경이 변화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플레이어가 알고 있는 사실이 늘어나고 경험이 생길 뿐이다. 접근하는 게 불가능해 보였던 장소도 경험이 생기고 다른 지역을 탐험해 '방법'을 찾아낸다면 접근이 가능해진다. 문이 무너진 건축물도 다른 길이 있다는 '정보'를 알아내는 순간 더 이상 막혀있는 장소가 아니게 된다. 이처럼 게임에서 주는 도움 없이 자신의 모험으로 새로운 것을 개척한다는 성취감이 본 작의 가장 큰 재미 포인트다.

 

모든 것의 시작

 그리고 위의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시스템이 바로 '타임 루프'다. 아우터 와일드의 태양계는 현실 시간으로 22분이 지나면 태양이 초신성으로 변하며 멸망한다. 만약 플레이어가 죽거나, 태양계가 멸망한다면 플레이어는 모닥불 옆에서 자고 있던 순간으로 돌아오게 된다. 즉, 플레이어는 언제나 22분의 시간제한과 죽으면 원래 장소로 돌아간다는 패널티를 가지고 플레이하는 셈이다.

 

 하지만 본 작에서는 이 패널티가 오히려 게임의 모든 요소를 한데 묶어주고 있다. 22분이라는 시간은 짧아 보이지만 아우터 와일드의 행성과 우주는 그렇게 넓지 않기 때문에 익숙해진다면 생각보다 여유롭게 정보를 모을 수 있다. 상술했듯이 본 작의 행성들은 실시간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22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떤 식으로 행성이 변화하는지 살펴본다면 여러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원래 갈 수 있던 장소가 시간이 지나면 막히기도 하고, 반대로 오로지 시간이 지나야 만 갈 수 있는 장소가 생기기도 한다. 어떤 장소가 시간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는지 잘 관찰한 다음, 루프 하고 다시 돌아가 그 장소를 탐색해보면 되는 것이다.

 

 이 패널티는 탐험에도 큰 영향을 준다. 아무리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 겨우 닿았다 해도, 22분이 지나거나 다른 이유로 죽었다면 무조건 원래 장소로 돌아온다. 아우터 와일드에는 꽤나 많은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사실은 나름대로 긴장감을 유발한다. 하지만 이 패널티는 반대로 편리하게 이용되기도 한다. 행성의 너무 깊은 지하까지 탐사했거나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면? 그럴 땐 일부러 죽고 루프 하면 된다. 우주선의 일지만큼은 루프의 영향을 받지 않고 그대로 기록되기 때문에 게임 자체적으로 이 방법이 권장된다.

 

처참히 부숴진 우주선

 물론 이 작품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게임을 시작하고 마을에서 여러 기능을 알려주긴 하지만 게임이 불친절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특히 우주선을 행성마다 다른 중력의 영향 속에서 조종하는 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좀 더 자세한 튜토리얼이 있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지속적으로 봐야 하는 일지를 오로지 우주선에 탑승한 상태에서만 볼 수 있게 해 놓은 건 매우 불편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이 사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우터 와일드는 개성 있고 훌륭한 작품이다. 개발진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담긴 멋진 우주를 나무 우주선으로 탐험하는 건 정말로 즐거운 일이다.

 


-총평-

 

우주와 모험이 마음을 사로잡는, 낭만적인 작품


 

 아우터 와일드는 개성이 정말 잘 살아있는 작품이다. 자기만의 색이 확실하며 그렇다고 게임적인 완성도가 낮은 것도 아니다. '오브라 딘 호의 귀환' 스타일의 미스터리 추리물을 좋아하는 게이머, 현실적이지는 않더라도 멋진 우주의 풍경을 감상하고 싶은 게이머, 아니면 그저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새롭고 독창적인 게임을 해보고 싶은 게이머라면 추천하고픈 훌륭한 작품이다.

 

스팀 리뷰 : steamcommunity.com/id/thiepriest/recommended/753640/

 

Steam Community :: 시프리스트 :: Review for Outer Wilds

드넓은 우주 속 모험의 미학 Outer Wilds(이하 '아우터 와일드')는 게임의 배경부터 범상치 않은 정말로 특이한 작품이다. 모닥불에서 마시멜로우를 구워 먹으며 통나무집에서 살고 있는 주인공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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