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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조금 잡것 가득

Last Day of June - 닳아버린 감동 본문

게임 리뷰

Last Day of June - 닳아버린 감동

시프리스트 2020. 8. 1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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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명 : Last Day of June

출시일 : 2017.08.31(steam)

개발 : Ovosonico

플레이한 플랫폼 : PC(Epic Games Store)

공식 한국어화

 


 'Last Day of June'은 사랑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짧은 작품이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채 절망에 빠진 주인공  '칼'이 신비한 힘을 가진 그림을 통해 과거를 바꾸고 잃어버린 것을 돌려놓고자 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를 바꾸고 사랑하는 것들을 되찾고자 한다는 것은 분명 흔하지만 제대로만 만든다면 누구에게나 통할법한 소재다. 하지만 아쉽게도 본 작의 시도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래픽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게임의 기반이 된 'Steven John Wilson'의 'Drive Home' 뮤직비디오

 제작진은 이 작품을 만들 때 Steven John Wilson의 Drive Home 뮤직비디오를 기반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해당 뮤직비디오에 영감을 얻은 그래픽 스타일은 확실히 독특하다. 노을빛의 따뜻한 수채화풍 색감과 어우러지는 특이한 인물 모델링은 목각인형으로 진행하는 한 편의 인형극을 연상시킨다. 때론 과한 블러 효과로 인해 눈에 피로감이 빠르게 온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걸 감안할 만큼의 가치를 지닌 감성적인 비주얼을 보여준다.

 

서로 사랑하는 부부를 보여주는 따뜻한 도입부

 본 작의 도입부에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모습을 그려냈다. 작품의 대사가 모두 웅얼거리는 소리로 대체되어 목소리 톤과 몸짓만으로 모든 상황과 분위기를 파악해야 하지만 그 전달력은 꽤나 뛰어나다. 달콤한 사랑 분위기가 감성적인 그래픽과 맞물려 게임에 대한 첫인상만큼은 확실히 훌륭하다. 이런 따뜻한 분위기와 대비되어 다가오는 차갑고 어두운 상실의 아픔은 마음에 확실하게 와닿으며 감정을 크게 고조시켜준다. 

 

 하지만 초반부에 고조시킨 이 감정은 급격하게 식어버리고 만다.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면 플레이어에게 다가오는 것은 반복과 반복 그리고 또 반복뿐이다. 

 

그림 속에 지겹도록 들어간다.

 본 작의 핵심 게임 플레이는 주인공과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4명의 서로 다른 인물을 조종해 과거를 바꾸는 것이다. 마치 '나비 효과'를 연상시키듯 과거가 바뀔 때마다 예상치 못한 결과들이 나타나며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과거를 수정하는 것을 계속 반복해야만 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필요 이상으로 반복적이라는 점이다.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최소 열 번가량 과거를 바꿔야만 한다. 과거를 바꾸기 위해선 소파에서 주인공이 깨어나고, 휠체어를 타고 그림에 들어간 다음, 마을 주민을 조종해 과거를 바꾸고, 그 결과를 감상하고, 다시 소파에서 깨어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가장 심각한 건 이 모든 과정이 '컷신 - 이동 - 버튼 - 컷신 - 이동 - 버튼'의 단순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꼬마가 연 날리는 모습을 계속 보고 싶지는 않다.

 퍼즐은 단조롭기 그지없고 특별한 조작도 요구하지 않는다. 맵이 매우 작고 등장인물의 수도 적기 때문에 후반부 이전까지 게임에 변화라고 부를만한 부분이 거의 없다. 수집 요소로 알아내는 마을 주민들의 과거는 조금 흥미롭지만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가장 끔찍한 부분은 게임 내내 봐야만 하는 지루한 컷신들이다.

 

 어두워진 작품의 분위기에 충격을 받은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같은 장면을 열 번 정도 보고 난 뒤면 아무런 감흥도 남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그 장면이 같은 장소, 같은 시간대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컷신에 조금씩의 변화를 주긴 하지만 그렇다고 스킵조차 불가능한 이 컷신들을 모두 감상시키는 것은 플레이어의 인내심을 바닥내기에 충분하다. 이미 본 과거에 한해서 어느 정도 컷신의 분량을 줄여주기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여전히 많은 시간이 허비된 다는 사실에 변화는 없다. 게임상에서 주인공이 반복되는 과정에 지치고 분노해가는 묘사가 있지만 플레이어는 그 이상으로 지치고 분노하게 될 것이다.

 

결말에 도착할 즘엔 이미 지쳐버린다.

 이야기 마지막의 반전과 결말이 주는 여운은 무난하고 나쁘지 않지만, 그 정도로는 보상이 힘들 만큼 도달하는 과정이 너무나 지루하다는 게 문제다. 결말에 도착할 정도로 플레이했다면 게임에 이미 질려버린 다음일 것이다. 분명, 이야기의 설득력은 존재했고 감동적인 분위기까지는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걸 전달하는 게임 플레이가 너무나 좋지 못했다. 작품의 분량을 더 짧게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반복적인 게임 플레이를 줄였다면 훨씬 나은 결과물이 나왔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총평-

 

과한 반복이 망쳐버린 감동


 

 Last Day of June은 좋은 시도였다. 개성 있고 감성적인 그래픽에 무난한 소재와 스토리까지는 그럴듯한 재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가장 튼튼한 기반이 되어줘야만 하는 게임 플레이가 너무나 지루해 작품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게임의 중반부 전체가 작품에 대한 흥미를 완전히 떨어트렸다. 플레이 타임 자체는 그렇게 길지 않아 한 번쯤 해볼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작품이다.

 

* 에픽 스토어는 리뷰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링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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